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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총리·총재 겸직의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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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총리·총재 겸직의 딜레마

입력
2000.07.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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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재로서 당론에 따를까, 아니면 총리로서 행정부를 먼저 생각할까’자민련 총재인 이한동(李漢東)총리는 10일 딜레마에 빠졌다. 자민련이 이날 의총을 열어 ‘교섭단체 요건 완화를 위한 국회법 개정안이 상정될 때까지 국회의 모든 표결에 불참하겠다’고 재확인하고 대법관 임명동의안 표결을 보이콧했기 때문. 이총리는 의총에 불참한 대신 “인사 관련 안건인 만큼 투표 참여가 좋겠다”고 의견을 냈지만 반영되지 않았다. 앞으로 정부 제출 안건에 대해서도 자민련이 손을 들어주지 않으면 이총리는‘샌드위치’ 신세가 된다.

헌법에 총리의 당적에 관한 규정은 따로 없다. 하지만 두 개의 ‘배역’을 맡다보니 어색한 장면이 한 두번이 아니다.

이총리는 6일 자민련 의원 만찬에서 수차례 김종필(金鍾泌)명예총재를 칭송한 뒤 “내각제 개헌을 16대국회에서 관철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총리 자격의 언급이라면 깜짝 놀랄 일이다. JP는 이 자리에서 “두 자리를 겸직한다고 비평하더라도 괘념하지 말라”고 말했다. JP는 지난 3일 마포당사를 찾은 이총리에게 “총리로서 바쁘겠지만 총재로서 당을 잘 추스려달라”고 ‘친정 챙기기’를 주문했다.

이총리의 한 측근은 “당에서 총재직 사임을 반대하는 분위기여서 이총리가 당장 총재직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파업등 큰 일들이 잇달아 터지는 상황에서 총리는 행정에만 매달리기에도 겨를이 없다. ‘나라와 민족’을 자주 입에 올리는 JP는 이총리가 행정에 전념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잡아줘야 한다. 이총리도 자민련 옥새를 넘겨주는 결단을 해야 한다.

김광덕정치부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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