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의 대법관 임명동의안 국회 표결에서 16대 국회 들어 처음으로 일부 크로스보팅(자유투표)이 이뤄졌다.표결에 참석한 의원은 한나라당 130명, 민주당 119명, 기타 3명 등 모두 252명. 자민련은 본회의에 출석했지만 표결은 하지 않았다.
가표를 가장 많이 얻은 후보와 가장 적게 얻은 후보의 표차는 54표. 자유투표를 한 의원들이 꽤 많았으며 여야의 가부 표가 뒤섞였다는 의미이다.
가장 많은 가표(224표)를 얻었고 부표(20표)도 가장 적었던 손지열(孫智烈)후보는 법원 안팎에서 신망이 두터운 인물이라는 점이 여야 모두에 반영된 듯 하다.
시민단체에서 부적격 판결을 내린 강신욱(姜信旭), 박재윤(朴在允)후보는 각각 178표, 170표의 가표를 얻었다. 부표도 69표, 67표나 됐다.
두 후보에게는 명실상부한 크로스보팅이 이루어 진 것으로 볼 수 있다.
민주당 조순형(趙舜衡)의원이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밝힌 것을 비롯, 여야의 386의원, 초·재선의원들이 주로 부표를 던졌다.
여야로 표가 나뉘었다기 보다는 여야 양쪽의 개혁 성향 의원들의 소신투표가 두 후보에 집중된 것으로 보인다.
박후보는 삼성SDS 사건 판결과 관련 ‘재벌에 우호적이라는 평가’가 부담이 됐고 청문회 과정에서 인권위에 대해 무지를 드러낸 것이 감표요인이 됐다. 강후보는 ‘유서대필 사건’이 개혁 성향의 의원들에게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이에 앞서 한나라당은 의원총회를 열어 청문회 특위 간사였던 이재오(李在五)의원으로부터 “정치권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있지만 도덕성 청렴성 등에서 큰 문제가 없었다”는 보고를 받은 뒤 별다른 토론 없이 크로스 보팅을 결정했다.
이에 비해 민주당은 지도부가 “당론은 따로 정하지 않는다”고 밝혀 크로스 보팅의 모양새를 취했으나 내부적으로는 “대법원의 의사를 존중하고 대통령이 제청한 만큼 의결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찬성을 유도했다.
최성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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