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차이나 반도의 내륙국 라오스는 1999~2000년을 '라오스 방문의 해’로 지정, 외국자본과 관광객 유치에 힘을 쏟고 있다. 낙후된 빈국이라는 이미지를 벗어던지려는 변화의 몸부림이다.인구 550만명중 10%가 거주하는 수도 비엔티안 곳곳이 도로포장공사로 어수선하고 흙먼지가 날린다. 마치 1960년대 한국의 도시와 농촌이 공존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비엔티안의 중심가인 라오 플라자 호텔 주변은 승용차와 버스, 오토바이를 개조한 3륜차 '툭툭’이 관광객과 기업인들을 태우고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도로변에는 펩시콜라, 하이네켄, 도요타, 말보로 등 외국 기업의 광고간판이 즐비하다.
라오스에서 가장 번화한 시장인 딸랏싸오(아침시장)에도 변화의 기운이 충만하다. 3층 건물로 지어진 시장에는 토산품 뿐 아니라 최신형 외국산 TV·냉장고·오디오 등 각종 전자제품들이 가득하다.
이름은 아침시장이지만 오후까지 문을 여는 시장에는 관광객과 현지인들이 뒤섞여 활발히 물건을 사고 판다. 라오스 공식통화인 '깁(KIP)’뿐 아니라 태국의 바트와 달러가 모두 통용된다.
개발과 개방의 파고에 따라 비엔티안에도 영어열풍이 일고 있다. 해가 떨어질 무렵이면 호주인이 운영하는 영어회화학원 앞에 젊은이들이 타고온 오토바이 수십대가 줄지어 서있는 모습이 쉽게 눈에 띈다.
기업인들과 공무원들은 영어뿐 아니라 기초적인 수준이지만 자본주의 경제학 공부에도 안간힘이라고 한다. 비엔티안과 루앙프라방 등 대도시에는 첨단의 상징하는 인터넷 카페도 등장했다.
라오스는 1997년말 아시아를 휩쓴 경제위기의 여파로부터 서서히 탈출하고 있다.
1달러당 900깁이던 환율이 1997년말 한때 1만깁이 넘었지만 현재 7800깁 정도로 잡혀가는 중이다. 지난해 140%에 달했던 인플레율도 올해 35% 정도로 수그러들었다.
1986년 신경제체제(NEM)를 채택, 시장경제 체제로 방향을 바꾼 타나칸마이(신사고)와 라봅푸마이(신제도)의 바람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라오스 정부는 외국인에게 수십년 단위로 유효한 사업허가와 세제혜택을 부여하며 외국자본 유치를 꾀하고 있다. 경제개발에 필수적인 사회기반시설을 확충하기 위한 것이다.
지난해 태국, 프랑스, 중국, 미국, 호주, 일본 등이 발전소와 호텔, 통신, 운송 등에 투자한 액수가 70억달러에 달하며 현재 4만명 정도가 외국인 투자회사와 관련 민간기업에 고용돼 있다.
1990년 1만4,400명에 불과했던 외국인 관광객이 지난해 61만4,278명으로 급증했으며, 1998년에는 6억달러 이상의 관광수입을 올렸다.
농업이 52%, 서비스업이 28%, 제조업이 20%인 산업구조상 자본과 인프라가 부족한 라오스는 공산품을 태국, 베트남 등 주변국에서 수입하고 경제개발의 상당부분을 외국 원조에 의존하고 있다.
라오스에 대한 최대 공적개발원조(ODA)국인 일본은 연평균 5,000만 달러를 무상원조하며 도로와 교량, 학교 등 인프라 건설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중국 역시 현재 비안티엔 국립박물관 맞은편에 최신식 라오스 문화회관을 무상으로 건설해주는 등 적극적으로 라오스 개발에 뛰어들었다.
한국 기업들도 남부 빠섹지역 댐건설과 도로공사를 위해 진출해 있으나 아직 초보 단계에 불과하다.
라오스는 인도차이나 6개국의 젖줄인 메콩강 총 연장 4만8,000㎞중 불과 1,898㎞ 구간을 품고 있으나 수량으로는 35%를 차지하고 있어 잠재수력발전량이 1만8,000MW에 달한다.
1990년대 중반부터 불기 시작한 메콩강개발열풍으로 1999년 12월 현재 발전설비용량을 200MW로 확충, 이중 65%를 태국과 베트남에 수출해 연 3,000만달러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
한국과 일본 등이 건설중인 수백MW급의 발전소들이 올해내 가동될 예정이다.
최기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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