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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평생 잊지못할일]어설픈 진행 충고해준 두분덕에 내가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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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평생 잊지못할일]어설픈 진행 충고해준 두분덕에 내가 있어

입력
2000.07.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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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온 50여년을 되돌아보면 한 가정을 꾸리면서 이만큼 사회생활을 할 수 있게 된 것은 많은 사람에게 진 신세덕분이라는 생각이 든다.수많은 갈림길과 흔들림 속에서 나를 지탱해준 고마운 사람들중 아직도 내 기억속에 깊게 남아있는 사람은 KBS의 김재길 전국장과 일간스포츠 천일평 편집위원이다. 무명이었던 나를 이만큼 키워준 분이 김재길 국장이라면, 가장 어려운 시기에 친구로서 혹은 선배나 형으로서 나의 갈 길을 올바르게 가르쳐준 사람은 천일평 위원이다.

대학 졸업후 야구 선수의 길을 접고 고등학교에서 체육교사로 교편을 잡고 있던 나는 같은 학교에 근무하던 배구해설가 오관영선생의 소개로 1978년 5월말 당시 TBC 체육부장이던 김재길씨를 찾아갔다. 그는 특별히 내세울 것이 없던 나를 과감히 해설가로 기용했다. 김재길씨는 나의 데뷔 초반 여러차례 혹독한 질책을 했다. 그때는 이호헌씨와 돌아가신 김동엽 선배가 경쟁사의 해설가로 이름을 날리고 있어 내가 끼어들 틈이 없었다. 나는‘차별화만이 살 길’이라는 김국장의 조언에 힘입어 야구규정집을 통째로 외웠고 그것이 나의 재산 1호가 됐다. 대한민국 스포츠 PD로서 한국 방송계의 한 획을 그은 김재길 국장은 지금도 나이를 잊은 채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어 귀감이 된다.

또 천일평 위원과는 신당동 골목길에서의 우연한 만남이래 30여년간 소중한 인연을 맺고 있다. 천위원은 항상 나의 장점을 사랑해 주고 단점을 감싸줄 줄 알았다. 내가 처음 라디오 방송 해설을 시작했을 때 어색하고 매끄럽지 못했던 진행을 따갑게 질책해 정신을 차리도록 해준 덕분에 지금의 내가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 특히 그는 나의 장기인 술을 해설에 이용하라는 충고를 해 준 사람이다. 술을 매개로 지면을 튼 선수나 코치진들과의 인간관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라고 했다. 내 해설의 장점이라는 구수한 입담도 거기서 나오는 것아닐까.

천일평위원은 1884년 LA올림픽 취재를 갔다 척수를 다쳐 지금까지 휠체어를 타야하는 아픔을 겪었지만, 늘 웃음을 잃지 않고 언제나 남을 배려하는 마음으로 사람들을 대하는 모습에서 나는 큰 힘을 얻곤 한다.

/하일성 KBS 야구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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