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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는 하나님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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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는 하나님의 것입니다"

입력
2000.07.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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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물려받고 싶은 것은 휘황찬란한 교회 건물이 아닙니다. 그리스도의 사랑고 지혜로 성도를 돌보는 목사님의 성경적 삶을 물려받고 싶습니다”연세대 신학과 2학년에 재학 중인 김성종(19), 김성중(20), 박인영(20)군이 담임목사 세습 거부 운동을 시작했다. 부친이 모두 현직 담임목사인 이른바 목회자 2세들이 이같은 담임목사 세습 거부를 선언한 것은 처음이다.

담임목사 세습이 사회적 문제로 불거지자, 이들은 세습 거부 선언문을 인터넷 상에 작성해 올리고, 뜻을 같이 하는 목회자 2세들을 모으고 있다.

이들은 “담임목사 세습은 신학과 학생이나 교수들 사이에서도 뜨거운 논란거리”라며 “한두 교회만 세습이 이루어지는 줄 알았는데, 많은 교회에서 교회세습이 이루어졌거나 준비 중이란 사실을 알고 충격받았다”고 말했다.

이들은 토론을 거듭한 끝에 교회 후임을 아름답게 정하는 풍토를 조성하는데 보탬이 됐으면 하는 바람에서 목회자 2세인 자신들이 나서자고 의견을 모았다.

“하나님의 소유인 교회를 세습하는 것은 하나님의 뜻보다 인간의 욕심을 앞세운 결과로 보인다”며 “이로 인해 많은 교인들이 시험에 들거나 심지어 상처를 받고 교회를 떠나는 일도 많다”고 안타까워했다.

김성종군의 아버지는 김영수(51) 목사로 등록 신도 수 2,000여명의 중형 규모인 서울 마포구 신수동 성결교회 담임목사. 김목사는 이 교회에서 16년동안 부목사로 사역하다 조두만(趙斗萬) 목사의 뒤를 이어 최근 담임을 맡았다.

김군은 “근검 절약하는 성경적 삶을 살며 40여권의 책을 서술하는 등 존경받았던 신학자인 조두만 원로목사는 은퇴를 3년 남기고 부목사에게 미리 담임목사직을 위임했다”면서“그의 선택을 세습받고 싶다”고 말했다.

김성중군의 아버지는 서울 용산구 이촌동교회(예장통합) 김용민 담임목사이고, 박인영군의 아버지는 경기 양주군 샬롬교회(예장장신) 박관순 담임목사. 샬롬교회는 박목사가 8년째 일구어 온 개척교회다.

박인영군은 “대형 교회를 세습하신 목사들이 개척 교회를 맡았을 때도 과연 아들에게 물려 주었을까 싶다”면서 아무도 맡으려 하지 않는 시골 개척교회의 경우, 하느님의 부름 앞에 합당한 목회자로 인정받은 아들이 나서서 맡는다면, 그것은 비판받을 게 아니라 축복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들의 바람은 한결 같았다. 모범이 되어야 할 목사들이 진정 그 직함에 걸맞는 성경적 삶을 실천하는 것이다.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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