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시작되는 미 캠프 데이비드 회담을 앞두고 이스라엘 정가가 벌집 쑤신 듯 극도의 혼미양상을 보이고 있다.샤스당을 비롯한 연정내 우파 3당이 3자 정상회담 반대를 표명하며 연정 탈퇴를 선언했고, 에후드 바라크 총리는 "나를 뽑아준 것은 정략에 따라 움직이는 정당이 아니라 이스라엘 국민”이라며 전례없는 강경한 어조로 이들 연정 파트너를 비난했다.
이 와중에 데이비드 레비 외무장관이 "정상회담 불가론”을 들고 나오며 회담장 동행을 거부, 자칫 미국땅을 밟기도 전에 바라크 정권이 붕괴할 지 모른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연정와해 위기 9일 러시아 이민자 출신 정당인 이스라엘 베알리아와 정통 유대교 정당인 샤스당, 유대인 정착촌 주민을 대표하는 국민종교당(NRP) 등 연정내 우파 3당이 연정탈퇴를 선언했다.
연정내 제2당인 샤스당(17석) 등 3당이 갖고 있는 의석은 모두 26석. 크네세트(의회) 전체 120개 의석중 현재 68석을 갖고 있는 연정은 3당 탈퇴가 효력을 발휘하는 48시간 후면 42석의 소수당 정권으로 전락하게 된다.
바라크 총리는 "팔레스타인측과 도출한 합의안 일체를 국민투표에 붙여 결정하겠다”고 밝혔으나, 우파정당들의 지원없이는 어떤 것도 확정지을 수 없는 상황이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바라크의 대 팔레스타인 기조에 반대하는 야당측이 10일 3건의 총리 불신임안을 상정,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바라크의 입지를 더욱 초라하게 만들었다.
3건중 한건이라도 과반수인 61표를 얻으면 바라크 정권은 무너지지만, 좌파와 아랍계 정당의 도움으로 불신임안은 간신히 저지할 수 있으리라는 게 현지 전망이다.
그러나 이날 카이로에서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과의 회담이 예정됐던 바라크는 불신임건으로 미국행 비행기를 몇시간 연기시켜야 하는 곤욕을 치렀다.
정상회담 이슈 및 전망 캠프 데이비드로 향하는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양측은 모두 "절대 양보할 수 없는 "한계선(red line)을 설정, 결투를 방불케 하는 비장한 분위기를 내보이고 있다.
특히 팔레스타인 독립국 지위 국경선 획정 동예루살렘 지위 난민 복귀 및 보상 유대인 정착촌 등 핵심의제 5개항에서 양측 모두 국운을 건 강경자세를 굽히지 않고 있어 극적인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는 한 회담성과는 회의적이라는 게 대체적이다.
다만 팔레스타인측이 난민 보상으로 400억달러의 자금제공을 회담장에서 요구할 것이라는 보도가 흘러나와 이 문제에서 팔레스타인측이 다소 유연한 자세를 보이지 않겠느냐 하는 추측이 나돌고 있다. 다음은 핵심 5개항에 대한 양측 입장.
_팔레스타인 독립국:요르단강 서안, 가지시티, 그리고 두 지역을 연결하는 이스라엘령 통로를 기반으로 한 팔레스타인 독립국에 대해 이스라엘이 암묵적으로 동의한 상태. 그러나 팔레스타인측이 완전한 주권국가를 주장하는 반면,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의 비무장과 지역 영공권을 요구하고 있다.
_국경선 획정:1967년 전쟁전 국경선 복원을 놓고 대치상태. 이스라엘은 요르단강 서안 합병비율을 20%에서 8%까지 줄일 수 있다는 입장. 이번 회담에서 요르단강 서안지역 할양을 놓고 제한적 타협안이 도출될 가능성이 있다.
_동예루살렘:예루살렘은 동·서로 양분될 수 없다는 게 이스라엘측 입장인 반면, 팔레스타인은 미래의 팔레스타인 독립국 수도로 동예루살렘 요구.
_난민:1948년 1차 중동전때 발생한 난민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고, 고향으로 돌아갈 권리를 보장하라는 게 팔레스타인측 주장. 이스라엘은 국제사회에서 보상금 재원을 마련, 일부는 미래 팔레스타인 국가에, 일부는 이산가족 결합차원에서 이스라엘에 정착하게 할 수 있다는 입장.
_유대인 정착촌:150개 이상되는 유대인 정착촌 철수를 주장하는 팔레스타인과 20만 정착민중 80% 지역을 합병하겠다는 이스라엘 양측 주장이 팽팽히 맞서 고 있다.
황유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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