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 조흥 외환은행등 은행총파업(11일)을 추진해 온 은행의 본점 직원들이 10일 잇따라 파업 불참을 선언, 파업의 중대 변수로 부상했다.이날까지 비파업을 선언한 은행은 모두 10개. 지방은행을 제외한 전 국책·시중은행이 본점 차원에서 파업을 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이다.
도미노사태처럼 이어진 각 은행 본점들의 비파업선언에 대해 은행들은 ‘위기의식의 발로’라고 설명하고 있다. 총파업 찬반투표가 실시된 3일 이후 파업선언 은행의 자금이 비파업은행으로 이동하기 시작, 자칫하다가는 ‘시장에서 퇴출되는’상황이 닥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직원들 사이에 확산됐다는 것이다.
주택은행이 이날 오전 본점을 비롯, 전 지점에서 파업 불참 결의를 했다고 발표하자 조흥·한빛·외환·기업·산업은행 등이 경쟁적으로 비파업 선언에 나선 것이 이를 반증하고 있다. 특히 은행 노조원들은 수뇌진의 소집에 대해 별 이견없이 800~1,200여명씩 모여 진지하게 대책을 숙의했으며 노조 집행부와의 마찰도 거의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외환은행의 경우 참여 노조원들이 정상화결의안에 공개적으로 서명까지 했다.
이에따라 막상 파업이 시작되더라도 그 파급 효과는 미미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금융대란은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막상 파업이 시작되면 군중심리에 의해 직원들이 줄줄이 파업 행렬에 가담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각 은행 수뇌진이 직원들을 갑자기 강당에 모이라고 해 놓고 일방적으로 은행측 주장을 편 뒤 언론에 결의대회를 한 것처럼 발표한 것일 뿐이어서 노조원들은 집행부의 방침을 따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밤 연세대에는 5만여명의 노조원이 운집, 노조 결집력의 일단을 보여줬다.
각 은행들이 본점 직원들과 휴직자, 퇴직자 등으로 비상인력군(群)을 형성, 각 지점에 배치한다는 계획이나 정상가동을 담보할 수 없다는 것도 문제다.
특히 은행들이 비상근무조를 편성해 전산실을 운영키로 했지만 인력이 계속 이탈할 경우 차질이 날 수밖에 없다. 또한 수출 지원 업무등 전문적인 분야는 차질이 불가피해 수출 업체들이 큰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있다.
박정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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