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스, 현대성의 빛'전무더위로 지친 서울의 도심에 남프랑스 휴양도시 ‘니스’로부터 현대미술 바람이 불어온다.
아름다운 경치와 눈부신 태양빛으로 인상파 화가들과도 인연이 깊었던 니스. 이 곳에서 40여년전 새로운 현대미술 운동이 움터 나왔다.
이브 클라인, 아르망, 세자르 등이 중심이 되었던 ‘누보 레알리즘(신사실주의)’. 1960년대 초 이미 제도화 돼버린 파리의 추상주의에 반기를 들고 현실에 새롭게 다가서고자 했던 미술운동이었다.
그들에게 현실이란 다름 아닌 공업화된 대량 소비사회였다. 때문에 그들의 미술적 방법은 공업제품이나 소비상품을 집적·압축해 보여주는 ‘현실의 직접적 제시’였다.
이전에 생각지도 못했던 산업폐기물, 공업상품 등이 조각 등의 재료가 된 것이다.
이후, 이들의 제도권 미술에 대한 반발과 창조적 실험정신은 벤에 의해 ‘플럭서스’ 운동으로, 그리고 1970년대 클로드 비알라, 루이칸 등이 주도한 ‘쉬포르·쉬르파스’ 운동으로 이어졌다.
서울 인사동 ‘갤러리 상’은 누보레알리즘, 플럭서스, 쉬포르·쉬르파스로 이어진 니스의 실험미술정신을 소개하는 전시회를 마련한다.
‘니스, 현대성의 빛’이란 제목으로 14일부터 8월 20일까지 평면작 23점과 입체작 5점 등 모두 28점을 전시.
전시작가는 누보 레알리즘의 이브 클라인·아르망·세자르·마샬 레이스·클로드 질리, 플럭서스 운동의 벤, 쉬포르·쉬르파스 운동의 클로드 비알라·루이 칸·베르나르 파쥬·노엘 돌라 등 10명. IKB(international Klein blue)로 유명한 이브 클라인은 누보 레알리즘의 대표적 작가. 1962년 요절한 그의 작품 중 IKB 청색 모노크롬 2점이 소개된다.
자동차를 예술재료로 생각한 최초의 조각가로 유명한 세자르의 ‘압축상자’, 아르망의 ‘집적 뮤직 파워’ 등이 선보인다. 이번 전시작가 중 마샬 레이스, 클로드 질리, 벤, 루이 칸, 베르나르 파쥬, 노엘 돌라는 국내에 처음 작품을 소개한다.
‘분출’이란 뜻의 플럭서스는 미국 등을 중심으로 일어난 급진적 미술운동. 음악, 행위 등이 모두 미술이 될 수 있다고 선언한 이 운동은 프랑스에서는 니스를 근거지로 한 벤에 의해 주도됐다.
70년대초 등장했다 짧게 피어오르고 끝나버린 ‘쉬포르·쉬르파스’ 는 회화에서 이미지와 상징, 이야기를 제거하고 회화의 근본요소를 탐구하려고 했던 미술운동이다.‘쉬포르’는 ‘틀’, ‘쉬르파스’는 ‘화폭’이라는 의미.
갤러리 상의 큐레이터 신혜영씨는 “책을 통해 간간히 소개돼 막연하게만 인식돼온 이들 미술운동이 국내에 본격적으로 소개된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전시”라며 “프랑스 현대미술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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