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앵커열전/(2)감정배제 진행 꼿꼿한 기품 '이인용'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앵커열전/(2)감정배제 진행 꼿꼿한 기품 '이인용'

입력
2000.07.10 00:00
0 0

경실련에서 행한 강의를 마치고, 헐레벌떡 들어 오면서 금새 옷매무새를 고치고 자리에 앉는다. 단정한 머리, 구김없는 바지, 시원한 푸른색 와이셔츠, 그리고 흐트러짐 없는 자세가 영락없는 선비다. MBC 메인 뉴스인 ‘뉴스 데스크’ 이인용(43)앵커. 뉴스진행도 이 분위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역사 관심 기자직서 구체화

'명쾌하고 정확한 맨트' 명성

"심도있는 고급뉴스 만들것"

“방송하는 사람에겐 끼가 있어야하는데 자신에겐 끼가 없다”는 그의 말처럼 뉴스를 진행할 때 튀지않고 냉정하다.

흥분과 분노를 자아낼 뉴스인데도 차분하다. 1996년 11월 11일 ‘뉴스 데스크’ 앵커를 시작한 후 가장 흥분되는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 뉴스를 진행할 때도 흥분한 다른 앵커들과 다르게 흐들림이 없었다.

“효과적인 뉴스 전달을 위해 연기력도 필요하다”는 지적도 단호히 거부한다. 뉴스 멘트를 작성하거나 전달할 때 주관이나 감정을 최대한 배제하려 노력한다.

그래서 그의 뉴스 멘트는 간결하고 명쾌하다. 때문에 방송가에선 그를 ‘가장 정확한 앵커’ 라고 호평한다. 그에게서 따뜻한 인간미가 느껴지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를 둘러싼 환경도 이런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 경북 안동에서 태어나, 1983년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졸업했다. “사회와 역사에 대한 관심을 이어가고 싶었다.

학교에 남아 역사학을 공부할 것이냐, 직업속에서 그것을 구체화할 것이냐를 놓고 고민하다 기자가 됐다.” 17년 기자 생활중 워싱턴 특파원을 포함해 국제부에서만 10여년 생활을 했다.

그 덕분에 외국 방송을 많이 접하게 됐고, 우리 방송이 부족한 심도있는 뉴스를 지향하는 ‘고급뉴스 대망론’을 견지하게 됐다.

좀처럼 흥분하지 않는 그였지만 인터뷰중 딱 한번 언성을 높였고 한숨을 쉬었다. “시청률 지상주의에 발목이 잡혀 질 높은 뉴스를 시청자에게 공급하지 못한다.

자식이 아버지를 죽였다는 선정적인 뉴스를 10여분씩 몇 꼭지로 나눠 방송하면 시청률이 올라간다. 방송이니 시청률을 신경 안 쓸 수도 없고…” 앵커의 자질을 평가하는 덕목은 크게 세가지. 순발력, 전달력, 분석력. 그는 세 부분 모두 높은 점수를 받는 앵커이다.

그는 여기에 한가지를 덧붙이고 싶어했다. 균형감각과 절제력. 베테랑인 그도 방송할 때 식은 땀이 나는 실수를 한다. “뉴스 멘트를 했는데 다른 뉴스가 나오고 정신을 차려 다시 멘트했는데 또 다른 뉴스가 나온 적 있었다. 시청자는 보지 못하지만 이때 온몸은 땀으로 범벅이 된다.”

술을 못 마시는 그는 오후 1시쯤 출근해, 뉴스가 끝나면 곧 바로 집으로 향하는 다람쥐 쳇바퀴 생활을 하고 있다. 그가 유일하게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일상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이 숙명여대와 각종 시민단체에서 행하는 강의다.

그리고 그를 늘 긴장시키는 두 아들 때문에 힘들 줄 모른다고 했다. “나 뿐만 아니라 모든 기자들은 깨어있는 아이들의 얼굴을 보기 힘들다. 늦게 들어가 하루하루 다르게 커가는 아이를 보면 행복하면서도 삶의 책임을 느낀다.”

배국남기자

knba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