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달러가 투입됐던 제 3차 미사일요격실험이 실패로 끝남으로써 미국이 의욕적으로 추진중이던 국가미사일방어(NMD)체제 구축계획은 중대기로에 직면하게 됐다.실패원인 이날 실험의 실패는 요격미사일의 탄두가 추진로켓으로부터 분리되지 않은 데서 비롯됐다. 국방부 발표에 따르면 요격미사일의 탄두는 발사후 2분 37초만에 추진체에서 분리되도록 조작돼 있었으나 분리작동 시스템이 제대로 기능하지 않음으로써 표적미사일에 접근도 하기전에 성층권에서 공중분해됐다.
이번에 사용된 추진로켓은 수차례 실시된 예비 테스트에서는 성공적으로 작동됐었다.
분리작동을 조정하는 감지기가 제대로 작동했다면 요격미사일은 지상 레이더기지에서 취합한 데이터를 토대로 목표탄두를 추적해 지상 225㎞ 높이에서 순간시속 2만5,000㎞로 목표물을 충돌함으로써 충돌력으로 목표탄두를 분쇄하도록 돼 있었다.
요격미사일의 탄두가 로켓에서 분리되지 않은 것은 분리를 알리는 전자신호를 수신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전망 이날의 실험 실패로 2005년까지 NMD체제의 1단계 사업을 추진하려던 미국방당국은 당장 사업추진에 제동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번 실험이 성공리에 끝났을 경우 국방부는 빌 클린턴 대통령에게 NMD체제의 실전배치를 권고하고 클린턴 대통령은 이를 토대로 NMD체제의 사업착수여부를 올 가을 이전까지 최종 확정할 계획이었다.
클린턴 대통령이 사업착수를 결정할 경우 알래스카 알류샨열도에 탐지레이다기지를 건설하는 것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NMD체제 구축사업이 개시될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번 실험의 실패로 반대론자들의 목소리가 한층 높아지고 있다. 민주당의 바이런 도간 상원의원은 "제대로 작동하지도 않는 미사일시스템을 추진할 이유가 없다”며 "이번 실패는 대통령이 사업추진을 미루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국가안보회의의 P.J. 크롤리 대변인은 "이번 실험이 NMD 체제의 기술적 타당성 검토에서 꼭 고려해야할 내용으로 대통령의 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는 아직 알 수 없다”며 "대통령이 국방부의 분석과 권고안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대선주자 반응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앨 고어 부통령측의 크리스 리언 대변인은 "클린턴 대통령이 현명한 결정을 내릴 것으로 기대한다”며 일단 직접적인 언급은 회피했으나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NMD체제구상에 적극적인 지지입장을 보여온 공화당의 조지 부시 텍사스 주지사는 "실망스럽긴 하지만 미국이 효과적인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개발하리라 확신하며 사업을 강행해야 한다”며 행정부측에 쐐기를 박았다.
부시는 한걸음 더 나아가 "내가 당선될 경우 최우선적으로 NMD체제 개발을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별다른 핫이슈가 없이 진행돼온 올 대선에서 NMD문제는 이제 ‘뜨거운 감자’로 부상할 게 분명하다.
윤승용특파원
syyoon@hk.co.kr
입력시간 2000/07/09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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