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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존회 대출사기 1,500명 연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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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존회 대출사기 1,500명 연루

입력
2000.07.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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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검 강력부(문효남 부장검사)는 9일 380억원대의 집단 대출사기를 벌인 사이비 종교집단 천존회에 대한 6개월간의 수사결과를 발표, 교주 모행룡(66)씨 등 교단 간부 42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사기)혐의로 구속기소하고 114명을 지명수배했다고 밝혔다. 이번 수사는 구속자수와 피해 액수면에서 최대 규모의 사이비종교 사기사건이다.◆ 수사결과

검찰은 천존회로 인한 피해가 대출사기 2,432건 306억원을 포함, 확인된 것만 384억원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검찰은 그러나 압수자료를 근거로 전체 사기액수를 1,500억원 이상으로 추산했다. 대출사기 가담 피의자만 약 1,500명으로 천존회 법률고문 강동범(姜東範·43) 변호사를 비롯, 경찰관 법원·검찰직원 정부부처사무관 등 공무원 법무사 회계사 군인 은행원 광원 전기공 파출부 등이 총망라돼 있다.

편취자금은 강원 홍천의 천존회본부 ‘대라천궁’ 건립 및 운영(약150억), 마샬개발과 한뿌리식품 등 11개 부실계열사의 적자보충(약100억원), 고가의류 구입 등 교주 일가의 사치생활에 사용됐다.

◆ 천존회

실체 검찰은 천존회가 1985년 기(氣) 수련단체로 출발, 90년대 들어 종말론을 앞세워 급격히 교세를 확장한 뒤 95년 이후 대출사기집단화했다고 밝혔다. 교주 모씨는 85년 ‘천존의 집’ 개설 후 천존회를 민중종교라고 부르며 기독교 증산교 등의 각종 교리를 종합, 자신을 ‘하계천존(下界天尊)’으로 칭하고 ‘2000년 음력1월15일 지구의 종말이 온다’는 종말론을 유포했다. 검찰은 천존회가 ‘종말에 대비, 살아남을 성전을 건립해야 한다’며 신도들에게 헌금과 집단 대출사기를 요구한 것으로 분석했다.

◆주요 피해사례

신도들은 모씨의 기수련, 기치료 수법에 현혹되거나 종말론을 지속적으로 주입받아 정신적 파탄은 물론 가출, 이혼, 심지어 자살에 이르기도 했다. 특히 금융기관의 신용이 확실해 ‘명예제자’로 분류된 공무원 교사 은행원 등 화이트칼라층의 피해가 심했다.

중앙부처 사무관 K(48)씨는 5억4,000만원의 은행빚을 져 퇴직했고 2억원을 헌금한 모시청 위생계장 L(46·여)씨는 이혼 후 천존회 수도원을 전전했다.

호주의 록가수 M(46)씨는 후두암으로 투병중 입국해 기치료를 받았으나 오히려 암세포가 급속히 퍼져 귀국 두달만에 숨졌다.

지병을 앓던 B(37)씨는 아내에게 ‘종말이 곧 올테니 애를 낳지 말라’며 낙태를 시키고 자신도 기치료에 연연하다 숨지고 말았다. 열성 신도였던 교사출신 K(44)씨도 대라천궁에서 20일간 기치료를 받다 치료시기를 놓쳐 사망했다.

손석민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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