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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민준 칼럼]현대자동차는 살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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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민준 칼럼]현대자동차는 살려야 한다

입력
2000.07.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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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자동차의 우선협상대상자로 포드가 선정된 가운데 현대자동차를 둘러싼 현대그룹의 움직임에 국민적 관심이 쏠리고 있다.현대자동차를 보는국민의 시각이 예사롭지 않은 것은 현재 국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자동차업계의 대대적인 구조개편이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삼성자동차는 프랑스 르노에 팔렸고 대우자동차는 세계 2위의 포드에 넘어가게 됐다. 토종인 현대자동차도 다임러 크라이슬러와 자본 기술 제휴관계를 맺은 상태다. 하루아침에 우리나라가 세계 자동차 메이저들이 각축장으로 변했다. 메이저들간의 각축전에서 현대자동차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돼버린것이다.

솔직히 국민들은 현대자동차를 둘러싼 현대 내부의 복잡한 역학관계와 암투의 속사정에 대해서 깊이 알고 싶어 하지 않는다. 국민들이 이해하기엔 너무 복잡하고 복선이 많다. 현대자동차를 누가 차지할 것인지, 자동차를 그룸에서 완전 분리하겠다는 대(對)국민 약속을 파기하면서까지 왜 굳이 정몽헌 현대아산이사회 회장이 자동차를 차지하려고 하는지 정주영 전 명예회장의 현대자동차지분 9.1%가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인지, 정부의 수용불가 방침에도 불구하고 현대차를 남기고 나머지 계열사를 분리하는 '역분리'라는 기발한 방식을 착안해낸 속셈이 무엇인지, 역분리가 정몽구 현대자동차회장의 위상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는 것인지 굳이 알고 싶지 않다.

국민들의 관심사는 오로지 현대자동차가 세계적인 자동차메이커 틈에 끼어 질식하지 않고 경쟁력 있는 자동차업체로 살아남느냐 여부에 쏠려 있을 뿐이다.

현대자동차는 산업불모지에 태어나 한국을 대표하는 몇 안되는 기업중의 하나다. 현대자동차는 한국산업의 자존심이요 얼굴이다. 현대자동차의 몰락은 바로 한국경제의 몰락이요 한국제조업의 추락이다.

국민들은 현대자동차를 온전하게 살려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만 해준다면 그동안 드러난 현대그룹의 파행을 어느 정도 양해할 너그러움을 갖고 있다.

3부자 동반퇴진과 전문경영인 영업, 자동차 계열분리 등의 대국민 약속을 뒤집어버린 것에 대해서도 그럴 수 밖에 없는 속사정을 이해하려는 여지가 없지 않다. 물론 한국의 대표적인 재벌이 국민에게 한 약속을 하루아침에 뒤집어버린 데 대한 실망과 분노가 쉬 수그러들지는 않겠지만 일응 영토분할이 완전히 이루어지기까지는 어쩔 수 없이 홍역을 치러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새로운 남북시대를 맞아 현대가 그동안 벌여온 대북경헙사업을 보다 심도있게 확대 심화하려면 오너가 퇴진해서는 곤란하다는 입장도 이해할 수 있다.

국민들은 누가 현대자동차를 차지하는가에 관게없이, 현대자동차가 그룹에서 분리되든지 역분리되든지 관계없이 현대그룹이 진정 현대자동차를 살리는 길을 모색하 줄것을 바라고 있다.

현대자동차가 독창적으로 경쟁력있는 기업으로 서지 못한다면 현대자동차의 미래, 아니 한국 자동차산업의 미래는 없다. 세계적인 메이저들이 들어와 살벌한 경쟁을 벌이는 판에 현대자동차가 제 앞가림도 못하고 현대의 다른 계열사 뒷치닥거리나 한다면 온전하게 살아남을 수 있겠는가.

현대자동차가 죽으면 '경제부흥의 일등공신'이자 남북관계 개선의 선구자로 존경받아야 할 정 전명예회장의 위대한 업적까지 퇴색하고 말 것이다.

한국 경제부흥의 견인차역할을 해온 현대그룹의 기념비적 족적도 자동차의 몰락과 함께 사라지고 말 것이다.

국민들은 현대가 세계 자동차메이저들의 각축장에서 현대자동차를 온전하게 살려내 국민들의 자존심을 지켜주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편집국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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