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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교사ㆍ학생 '무더위와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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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교사ㆍ학생 '무더위와의 전쟁'

입력
2000.07.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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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후1시 서울 종로구 A초등교 4층 5학년4반 교실. 20여평의 교실은 38명의 학생이 내뿜는 체온이 더해져 그야말로 ‘찜통’을 방불케 했다. 이 교실의 온도를 재보니 바깥보다 3도가 높은 섭씨 33.5도를 가리켰다.학생도 교사도 연신 흘러내리는 땀을 훔치느라 녹초가 됐고 천장에 설치된 2대의 선풍기는 뜻뜻한 바람만 내뿜었다. 담당교사인 Y(29·여)씨는 “아침에도 교실에 들어서면 열기가 확 느껴진다”며 “일주일째 계속되는 ‘가마솥더위’로 아이들의 집중력이 떨어져 수업진행이 어렵다”고 말했다. 이 학급 강모(12)군은 “여기가 사우나인지 교실인지 모르겠다”고 투정했다.

운동장 나무그늘에서 땀을 식히고 있는 1학년 여학생 2명의 목덜미와 오금에는 좁쌀만한 땀띠가 잔뜩 돋아 있었다. 이 학교는 급기야 50분 단축수업을 실시, 낮 12시20분부터 오후 1시40분 사이에 학생들을 귀가시키고 있다.

냉방시설이라곤 선풍기 2~3대가 고작인 ‘콘크리트 찜질방’ 교실에서 수업을 받아야 하는 어린이들이 ‘더위와의 전쟁’을 톡톡히 치르고 있는 것이다.

서울 동대문구 용두초등교의 사정은 더 심한 편. 이날 오후 교실의 수은주는 섭씨 38도를 오르내렸고, 특히 꼭대기층은 다른 교실보다 2~3도 이상 높아 아이들은 말 그대로 ‘죽을 맛’이었다. 덩달아 오른 불쾌지수 때문에 다투는 아이들이 늘어나 교사들은 진땀을 뺐고 설사와 복통, 두통을 호소해 보건실을 찾는 아이들도 평소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학교측은 5일부터 단축수업과 퀴즈·영상물 시청 등 다양한 수단을 동원, 지친 학생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노력했지만 역부족.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 더위의 종착은 이르면 11일께. 이마저도 사상 최단기 장마를 기록할 정도의 기상이변 때문에 확신하기 힘든 상황이라 일선 학교들은 15일부터 시작될 방학만을 손꼽아 기다린다. A교의 K교장은 “초등학교 수업일수 220일 중 20일 정도를 가정 체험학습 등으로 돌려 무더위를 피해가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김태훈기자

oneway@hk.co.kr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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