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간 마늘협상이 6일 사실상 타결돼 7일 합의문에 서명키로 하면서 양국간 무역갈등은 해소국면에 접어들었다.한국은 이번 협상에서 최근 수년간 홍수처럼 밀려들어온 중국산 마늘수입을 다소나마 줄이는 효과를 거두었지만, 그 몇십배의 손해를 보았다는 점에서 실패한 협상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중 수석대표는 이날 밤늦게까지 마라톤협상을 벌여 중국산 마늘 수입량을 관세율 50%가 적용되는 최소시장접근(MMA) 물량 1만1,895톤 관세율 30%를 적용하는 수입량 2만톤으로 각각 제한키로 했다. 이로인해 올해 중국산 마늘의 총수입량(저율관세 수입량)은 3만2,000톤선에서 묶이게 됐다. 중국산 마늘은 96년 9,496톤(시장점유율 2.7%)에서 97년 1만8,389톤으로 배 가까이 늘었고 98년에도 전년보다 배 가까이 늘어난 3만5,996톤, 지난해에는 3만7,283톤(시장점유율 9.5%)에 달하는 등 급속한 증가세로 국내마늘 농가에 심각한 타격을 주었다.
결국 이번 협상 결과로 우리나라는 일단 올해 저율관세 수입량이나마 지난해 전체 수입량에 비해 5,000톤 가량 줄인 3만2,000톤선으로 제한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 우리가 본 손해는 이런 미미한 소득에 비해 수십배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이 6월 한달간 지속한 우리나라의 중국에 대한 주력수출품인 폴리에틸렌과 휴대폰 수입 금지 조치로 폴리에틸렌에서 1,400만 달러어치, 휴대폰에서 150만 달러 어치를 중국에 수출하지 못했다. 또 5월 선적돼 중국에서 통관 계류중인 폴리에틸렌과 휴대폰의 수출지연에 따른 피해도 상당했다고 업계는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가 처음부터 ‘불리한 게임’을 한데 따른 당연한 결과라는 지적이다. 중국의 지난해 한햇동안 한국에 대한 마늘 수출액(1,529만 달러)은 한국의 한달간 대중(對中)폴리에틸렌 및 휴대폰 수출액(1,500만 달러)과 비슷해 단순 계산만으로도 한국이 불리한 싸움을 벌인 꼴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중국은 한국에 대한 마늘 수출량을 일부 제한받게 됐지만 평균 315%에 이르는 높은 관세를 물 뻔했던 마늘의 한국에 대한 수출 관세를 285%포인트 낮춰 자국 농가를 보호하는 실익도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이재열기자
desper@hk.co.kr
입력시간 2000/07/07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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