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中대학생 "법은 멀고 스타크는 가깝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中대학생 "법은 멀고 스타크는 가깝다"

입력
2000.07.07 00:00
0 0

테이블 위에 엎드린채 잠들어 있는 사람, 의자에 몸을 웅크리고 담배를 피우는 사람. 가끔‘이겼다!’며 환호를 지르는 사람, 여기저기 웅성이는 소리들.중국인들이‘왕바’라고 부르는 인터넷 카페인 NG카페의 새벽 풍경은 항상 이런 모습이다.

5년 전 중국에 처음 인터넷이 들어왔을 때 외부세계에서는 인터넷이 정부의 규제에 묶여 있는 중국인들의 정치적 경제적 틀을 바꿔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예상은 빗나갔고 인터넷이 중국에서 가장 많이 바꾼 풍경은 대학가 왕바의 모습이라는 편이 옳다.

7개월 전 NG카페가 등장하면서 게임산업은 전체 인터넷 비즈니스의 70%를 차지하게 됐다. 중국인에게 인터넷의 발달은 e_커머스를 의미하기 보다는 e_배틀(게임)을 의미한다.

왕바가 발달해 있는 곳은 대부분 대학가이며 컴퓨터 게임에 몰두하는 사람들도 대학생과 전문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사회 지식인이라 할 수 있는 이들에게 게임산업이 파고들수록 컴퓨터 게임은 점점 더 사회의 중심부로 들어가는 것이 된다.

정부는 왕바를 중심으로 한 컴퓨터 게임의 확산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현재 왕바에서는 e_메일이나 웹서핑, 채팅만 허용되며, 컴퓨터게임은 법적으로 금지되어 있다.

또 왕바 운영자들은 한달에 한번 사업면허를 갱신해야 한다. 지난 몇 달 동안 정부의 단속은 점점 더 심해져서 베이징에 있는 수백개의 미등록 왕바가 문을 닫았다.

그러나 최고의 수익인 컴퓨터 게임을 포기하는 왕바는 많지 않다. 한 왕바 운영자는“컴퓨터 게임의 발달은 궁극적으로 정보산업 발달에 도움을 줄 것”이라며 게임확산을 막는데 급급한 정부의 입장을 강력히 비난했다.

여전히 밤이면 수많은 왕바에서 정부의 단속을 피해 사이버 전쟁에 취한 젊은이들의 환호가 들려온다. 밤새 스타크래프트를 하기 위해 친구 5명과 어울려 왕바에 온 한 북경대 3학생은 경제학 교수가 “걸프전에서 미국이 이라크를 물리칠 수 있었던 것은 비디오 게임을 더 많이 해봤기 때문”이라고 한 말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그는“정부가 왕바에서의 컴퓨터 게임을 금지하고 있지만, 법적용을 아주 엄격히 하지 않는 한 왕바에서 게임을 하는 것을 그만 둘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그는 또 “넷에서 게임을 하는 것은 기계를 대상으로 하는 것과는 다른 차원이다. 컴퓨터 게임은 일종의 사회적 행위로서 게임을 하는 동안 다른 사람의 심장이 뛰는 소리를 느낄 수가 있다.”고 컴퓨터 게임의 매력을 표현했다.

양은경기자

key@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