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기업인 봐주기 없나"

◇이규홍(李揆弘)후보자_대법관인사에 정파적 이해나 지역안배가 작용하는 것은 불합리하지 않는가.

“정파적 이해가 있는 지는 모르겠으나 지역안배는 모든 사회가 그러하듯 부정적인 측면으로 볼 수만은 없다.”

_부실기업의 경영자들에 형량이 가볍다는 비판에 대한 견해는.

“기업은 망해도 기업주는 살아 남는다는 잘못된 인식은 시정되어야 한다.“

_군사정권시절 외압을 받았거나 재판과정에서 소신판결을 한 적이 있는가.

“압력을 받은 사실이 없다.”

_IMF 당시 어떤 기준으로 기업정리 사건들을 처리했나.

“경제성 원칙을 중요시했고 대기업의 화의신청은 인정하지 않았다. 가장 중요한 원칙은 같은 사안에 대해 같은 결정을 내리는 것이었다.”

_슬롯머신사건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하는 등 공직자 비리에 관대하다는 지적이 있는데.

“공직자 출신이라고 해서 형량을 낮춘 적이 없고, 그런 판결이 있었다고 해서 엄격성이 부족하다는 판단에는 동의할 수 없다.”

◇이강국(李康國)후보자

_사형을 선고한 적이 있는가. 사형제도 존폐에 관한 견해는.

“95년 서울고법 형사부장으로 재임할 때 1심에서 사형선고된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 적이 있다. 당시 부녀자를 납치,살인했던 피의자는 반성의 빛이 없었다. 사형제도 존폐문제는 국민적 합의에 따라 결론을 도출해야 한다.”

_국민의 알권리 충족과 사생활보호가 충돌할 경우 어떤 것을 중시할 것인가.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공인은 올바른 정보공개를 통해 적절하게 평가 받아야 하기때문에 사생활 보호문제가 일반인과는 달라야 한다.”

_외국인 노동자들이 인권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한 의견은.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부당한 대우를 받아선 안된다. 법원의 판례도 이런 입장이다.”

_대법관으로서 갖추어야 할 자질과 본인 스스로에 대한 평가는.

“가장 중요한 것은 공명정대함과 평형감각이다. 또 풍부한 법률지식과 중립적 입장에서 가치판단을 할 수 있는 통찰력 등도 필요하다. 이런 자질을 모두 갖추었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초임판사 때부터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손지열(孫智烈)후보자

_국내 인권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는가.

“예전에 비해 많이 개선됐지만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남녀 평등과 노동문제 등에서 아직 제도적으로 개선할 여지가 많다. 인신구속, 감청 및 계좌추적, 신속 적정한 재판 등의 분야도 개선 사항이 남아 있다. ‘기본권 보장을 위해 노력하는 대법관’으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_인권보호 차원에서 내린 결정이 있는가.

“형사재판을 해오면서 ‘의심스러울 때는 피고인의 이익으로’의 원칙을 철저히 지켜왔다. 1995년 서울고법 형사부장 재직시 1심에서 강도죄로 징역 2년6월의 실형이 선고된 20대 남자에게 무죄를 선고한 사건 등이 기억난다.”

_사법부가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선 어떤 노력이 있어야 하나.

“법원이 아닌 국민의 시각으로 법원을 바라보고 국민을 위한 법원으로 다가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국선변호와 소송구조의 확대, 대리인 없는 당사자에 대한 배려 등 소외계층에 대한 지원이 있어야 한다.”

이태희기자

taeheelee@hk.co.kr

입력시간 2000/07/06 18: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