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의) 마지막 도박’영국의 BBC 방송은 5일 미국과 이스라엘 및 팔레스타인간의 내달 11일 개최되는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담을 이렇게 비유했다.
이는 팔레스타인의 최종지위협상 타결시한(9월13일)이 불과 두달밖에 남지 않았다는 다급함도 있지만 또 한편으론 임기를 불과 5개월여 남겨둔 빌 클린턴 미대통령이 자신의 외교업적을 화려하게 마무리하기위해 밀어부쳤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클린턴의 희망과 달리 회담의 전망은 어둡다는게 이·팔 양측의 관계자들과 중동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클린턴 자신도 "쉽고도 고통이 없는 해답은 없으며, 성공을 확실히 보장할수도 없다”면서 이같은 분위기를 인정하고 있다.
회담 장소를 1979년 미국의 중재하에 이스라엘과 이집트가 첫 평화협정을 체결했던 역사적인 캠프 데이비드를 선택한 것도 그때의 극적인 분위기가 다시 재연되기를 바라는 클린턴의 마음이 담겨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팔 양측은 그동안 팔레스타인의 최종지위협정을 매듭짓기 위한 잇단 협상에서 팔레스타인의 영토, 동예루살렘과 팔레스타인 난민 등 3가지 핵심쟁점의 입장 차이를 좁히기위해 시도했지만, 한치도 진전된게 없다.
팔레스타인은 요르단강 서안과 가자지구 전역을 영토로 하겠다고 요구하고 있고, 이스라엘은 최대한 양보해도 90% 이상은 불가능하다고 맞서고 있다. 팔레스타인이 독립 국가의 수도로 삼겠다는 동예루살렘 문제와 팔레스타인 난민의 귀환문제 역시 전혀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물론 미국의 기대처럼 극적인 타결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에후드 바라크 이스라엘 총리와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팔레스타인의 일방적인 독립선언-이스라엘의 무력저지’라는 극한 상황을 피하기 위해 대승적인 결단을 내릴 수도 있다는 관측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이런 가능성 역시 양측의 국내 사정상 허용되기가 어렵다는데 고민이 있다. 이스라엘에서는 당장 바라크의 정상회담 수용에 대해 러시아계 유대인 정당인 '발리아당’출신의 나탄 샤란스키 내무장관이 사임의사를 밝히는 등 보수파들의 반발이 거세다.
여기에다 바라크가 양보를 한다면 연립정부 붕괴를 넘어 정치생명의 위기로 직결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아라파트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25일 “수주내 독립선언”을 공표한 것은 기존의 입장을 고수하겠다는 배수진이라고 볼 수 있다. 때문에 클린턴의 ‘모험’으로 현 상황이 더욱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권혁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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