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남자펜싱이 시드니올림픽에서 ‘한·러 합작’메달을 겨냥한다. 1960년대말 세계최고의 검객이었던 러시아의 표토르 랜스키(50)코치와 남자 사브르 종목에서 유일하게 올림픽티켓을 따낸 기대주 이승원(21·한체대).러시아 엘리트스포츠의 산실인 국립아카데미체육대학 교수인 랜스키코치는 지난 2월 한체대 교환교수로 한국에 왔다. 때마침 올림픽 지역예선을 눈 앞에 두고 있던 이승원에게는 큰 행운이 아닐 수 없었다.
랜스키코치의 조련을 받은 이승원은 5월 서울서 열린 올림픽 아시아오세아니아예선에서 1위에 올라 ‘꿈의 무대’ 진출권을 따냈다.
랜스키코치는 “이승원의 기량은 현재로서도 세계 정상급이다. 물론 발전 가능성도 엄청나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하지만 상대를 현혹시키는 동작(프레파라손)이 불필요하게 많은 점 등은 흠이라고 지적한다. 그리고 경험부족이 무엇보다 큰 단점이란다.
이승원은 5일 끝난 제5회 김창환배 전국남녀펜싱대회 8강전서 순간적인 방심으로 공격을 허용, 패했다. 그러나 올림픽을 앞두고 열린 이번 대회에서 패전의 쓴맛을 본 게 남자펜싱 최연소 국가대표인 이승원에게는 오히려 약이 됐다.
이승원은 “랜스키코치님은 마사지까지 해주는 자상한 선생님이면서 잘못된 버릇을 고치도록 다그칠 때는 참 엄격하다”고 말했다. 시드니올림픽에서 메달권 진입을 꿈꾸는 이승원과 랜스키코치는 올림픽 직전까지 호흡을 맞춘다.
김정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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