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 네가 이젠 초등학생이라고 폼잡고 다니지만 너 그거 아니. 네가 아기였을 때 말이야, 네가 싸놓은 똥에 철퍼덕 주저앉아 똥을 갖고 장난친 것 말이야.뭐라고, 더러운 똥을 갖고 놀았다니 말도 안된다고? 진짜야. 엄마에게 한 번 여쭤 보렴. 뭐라고? 넌 똥이 너무 더러워 그런 건 쳐다 보지도 않는다고?
그래서 똥 속에 집짓고 사는 쇠똥구리 같은 것도 싫어 한다고? 그럼 진짜 쇠똥구리가 그렇게 더러운 녀석인지 한 번 알아볼까.
쇠똥구리에게 쇠똥은 너무나 맛있는 먹이. 풍뎅이과에 속하는 요 녀석들은 똥을 맛있는 먹이로 이용할 뿐 아니라 7월에는 이 안에 알을 낳는단다.
두달간을 쇠똥 안에서 자라난 번데기가 9월쯤 깨어나고 곧 어른벌레가 된단다. 쇠똥 안에서 생활도 하고, 아기도 낳고. 그런데도 쇠똥이 정말 더럽다고 생각하니. 똥이 언제나 더러운 것만은 아니란다.
‘똥덩이가 좋아요’는 민들레 자연과학동화 시리즈(파랑새 어린이)의 첫번째 책. 2권 ‘여왕이 세우는 개미나라’도 함께 나왔다.
1권에는 바람을 타고 여행을 하는 민들레꽃씨, 비오는 날이면 더욱 신나 장난치는 달팽이의 생태가, 2권에는 여왕 개미가 개미 왕국을 건설하는 과정, 해님을 닮은 해바라기의 속성, 남의 둥지에 알을 낳는 뻐꾸기 얘기가 나와있다.
제 알을 남의 둥지에 낳는 것은 뻐꾸기만의 독특한 습성. 동화에는 뻐꾸기 둥지가 자주 나오지만 사실 뻐꾸기는 둥지를 만들지 않는다. 때문에 알도 남의 둥지에 낳는, ‘탁란’을 하는 아주 이상한 새다.
동화와 친절한 과학적 설명이 곁들여진데다 그림이 고와 초등학생이면 무난히 소화할 수 있다. 글 이상배, 그림 백명식. 각권 8,000원.
박은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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