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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과 기업의 연대

입력
2000.07.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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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는 ‘문화의 시대’라고 한다. 그러나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 문화예술 지원은 ‘필수’가 아닌 ‘선택’으로 여겨지고 있다.왜, 그리고 어떻게 지원해야 하는가. 전경련과 한국기업메세나협의회가 7일 오후 3시 전경련회관에서 여는 ‘기업과 문화예술의 연대’ 국제심포지엄이 유익한 충고가 될 것 같다. 이 자리에서 발표될 프랑스 문명비평가 기 소르망, 영국기업메세나협의회(문예지원기구) 콜린 트위디 사무총장의 제언을 요약한다.

▥문화와 기업의 조화/콜린 트위디

오늘날 기업과 예술의 협력 관계는 급격히 변하고 있다. 오늘날 영국 기업의 젊은 리더들은 예술보다 기술을 선호하는 편이다. 그러나 미래 환경에서 성공하려면 창의력이 중요함을 안다. 예술은 그 열쇠가 될 수 있다.

"예술은 기업창의력의 열쇠

스폰서십서 파트너십으로"

문화는 이제 더 이상 사회의 잼이 아니다. 빵 그 자체이다. 문화는 정치·경제·사회 개발을 돕고, 사회적 결속을 다지며 기업에 홍보 효과를 가져다준다. 특히 오늘날 지식경제 사회에서 문화는 핵심이자 모든 것이다.

새로운 아이디어로 승부해야 하는 기업은 무엇보다 창의력이 필요하다. 기업은 앞서 가는 예술에서 미래를 읽고 준비할 수 있다.

기업이 문화를 지원하는 스폰서십은 이제 서로 도움을 주고 받는 파트너십으로 바뀌고 있다. 이에 따라 영국기업메세나협의회는 예술을 기업 현장에 끌어들이는 새 프로그램 ‘예술 @ 기업’을 시작했다.

20개 영국 기업이 여기에 참여해 사무실·휴게실·로비 등에서 전시·공연 등을 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의 핵심은 ‘예술에 기초한 훈련’이다.

법률회사 미숑 드 르야는 변호사들의 화술 지도에 시인을 고용했다. 막스 앤 스펜서, 아서 앤더슨 등 기업은 예술가를 초청해 대화하고 작품을 감상하는 사내 예술클럽을 만들었다.

오늘날 시대정신은 예술과 기업의 조화를 요구하고 있다. 예술과 기업은 서로의 기술과 가치를 공유할 수 있다. 예술 지원은 자선이 아니다. 예술가는 구걸하는 거지가 아니라 기업의 파트너이다.

▥문화의 경제적 가치/기 소르망

경제 교류는 상품과 서비스 뿐 아니라 문화적 가치를 주고 받는 것이다. 제품을 살 때 우리는 그 나라의 이미지를 떠올린다. 국가 이미지 또는 ‘문화적 부가가치’는 구매욕을 자극하고 제품 값을 올린다.

"한국상품 싸구려 인상

문화이미지 홍보로 바꿔야"

경제 선진국은 모두 강력한 문화적 이미지를 갖고 있다. 독일은 튼튼한 품질과 기술, 프랑스는 패션과 삶의 질, 일본은 정교함과 미적 감각, 미국은 우수한 품질과 훌륭한 서비스, 이탈리아는 세련미를 떠올리게 한다.

한국은 강력한 문화적 이미지가 있는가. 유감스럽게도 아니다. 한국 물건은 팔린다. 그러나 싼 값을 받는다. 프랑스인이 한국 물건을 사는 것은 싸기 때문이지 한국제여서가 아니다.

문화 이미지는 바뀔 수 있다. 일본이 그랬다. 1930년대만 해도 싸구려로 통하던 일본 제품은 2차대전 이후 대대적인 문화 홍보에 힘입어 정교함으로 명성을 얻게 됐다.

기업과 재단이 협력해 일본 전통극을 체계적으로 세계에 알렸고 일본 예술가와 영화 역시 일본 이미지를 깊이 심었다. 1960년대 서구에서 일본 문명이 재발견된 것은 예술을 통해서이다.

한국은 독창적인 문화를 갖고 있지만, 그것을 알리는 노력은 약해 보인다. 게다가 좋은 기회를 놓쳤다.

서울올림픽 때 한국 홍보의 초점은 현대성이지 독창성이 아니었다. 서구 언론이 한국에서 찾아낸 것은 보신탕이 고작이었다. 서구가 대안문화를 찾고 있는 마당에 서구 흉내내기는 아무 쓸모가 없다.

정리=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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