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각과 이혼녀’의 결합이 ‘이혼남과 처녀’의 결혼보다 많아졌다.제5회 여성주간을 맞아 통계청이 4일 내놓은 ‘통계로 본 여성의 삶’자료에 따르면 1998년에 ‘총각에게 시집간 재혼녀’는 모두 1만410명. 반면 ‘처녀에게 장가간 재혼남’은 8,760건에 불과했다.
88년 전체 재혼커플 가운데 ‘재혼남_초혼녀’비율이 35.6%로 ‘초혼남_재혼녀’비율(20.8%)보다 월등했으나 10년후 통계에서 21.5%(재혼남_초혼녀) 대 25.8%(초혼남_재혼녀)로 뒤집어진 것.
총각과 이혼녀의 결합이 늘어나는 현상에 대해 가정법률연구소 박소현 상담위원은 “예전과 달리 여성의 이혼경력이 사회생활에 장애가 되지 않는 등 우리사회의 결혼관 변화가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직여성클럽 한국연맹의 박영란 사무국장은 “여성의 경제적 지위가 높아진데다 남성 역시 경제력을 갖춘 여성을 선호하기 때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반적 이혼의 증가속에 여성들의 평균 이혼연령은 88년 32.3세에서 98년 36.5세로 높아졌다.
20~30대 이혼은 상대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반면 40대이상 중년이혼은 증가, 전체 이혼여성중 40대이후 이혼한 여성비율은 88년 14.6%에서 98년에는 29.6%로 늘어났다. 통계청 관계자는 “결·이혼에 대해 남성과 여성에 각각 다르게 적용했던 이중적 사회통념이 크게 변화한 결과”라고 말했다.
그러나 남아선호사상은 다시 심화했다. 출생성비(여자아기 100명당 남자아기수)는 97년 108.3까지 떨어졌으나 98년에는 110.2명으로 다시 높아졌다.
여성의 사회참여는 꾸준히 늘어났지만 그 지위는 아직 남성에 비해 열악했다. 98년 남성 월평균임금은 167만원, 여성은 61.7%인 103만원에 불과했다. 10년간 겨우 3.7%포인트밖에 개선(98년 58%)되지 않은 셈이다.
이성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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