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으로 한반도에 화해무드가 조성되면서 방위산업체들이 ‘냉가슴’을 앓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국방예산 감축으로 가뜩이나 매출이 줄은 터에 남북한 해빙무드까지 확산돼 사업전망이 더욱 어두워졌기 때문이다.국내 대표적 방위산업체로 소형탄에서 중대구경탄까지 생산하는 풍산은 92년 1,700억원이던 매출이 99년 1,500억원으로 축소됐다. 다른 기업의 매출액이 상승한 것을 감안하면 상대적 빈곤감은 더욱 심한 편.
풍산 관계자는 “3년전부터 수출에 관심을 기울여 왔으나 판매망 확보가 쉽지 않은 실정”이라며 “무기개발에서 얻은 가공·계측분야의 기술을 일반 제품에 접목하는 방법으로 생존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탄, 다이너마이트 등을 제조하는 한화도 상황은 마찬가지. 한화는 군납품시장이 포화상태라고 판단, 민수용 확대를 위해 뛰고있다.
또 재래식탄 생산에서 첨단무기 개발로 전략을 전환하고 있는 상태. 통일이후를 대비, 다연장로켓이나 사거리가 긴 미사일탄 개발에 주력하고있다. 한화 관계자는 “통일후에도 중국 러시아 일본 등 주변국에 대비할 첨단무기체계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자주포 등을 제조하는 삼성테크윈은 앞으로 긴장완화로 국방비가 감소할 경우 상당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고있다. 삼성테크윈은 그러나 백령도에 실전배치된 자주포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고 사격지휘차, 상륙돌격장갑차 등의 수요도 적지않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우중공업은 이미 해외 무기시장 개척에 나서 장갑차를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지역에 수출하고 있고 보스니아 내전에 투입돼 호평을 받았다.
방산업체 관계자는 “국민으로서 남북화해를 당연히 기뻐해야겠지만 회사의 앞날을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조재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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