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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카오스의아이들]미래는 창의적 인간요구..'끼교육'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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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카오스의아이들]미래는 창의적 인간요구..'끼교육'필요

입력
2000.07.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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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연재한 ‘ 21세기 카오스의 아이들’은 한국과 미국 일본 중국의 현장을 찾아가서 11회에 걸쳐 등교거부, 교실붕괴, 학력저하, 원조교제, 집단 괴롭힘, 총기폭력, 게임중독, 10대 미혼모, 약물중독, 한자녀 과보호 등을 취재 보도했다.청소년 육성정책을 책임진 문화관광부 박지원장관과 한국청소년상담원 이혜성원장이 자리를 같이해서 정부정책, 사회환경, 가정여건을 진단하는 대담으로 연재를 마감한다.

-21세기를 맞아 새 시대의 새 역사를 창조해나갈 청소년문화의 문제점을 점검한다는 취지에서 한국일보와 한국청소년상담원이 공동기획해서 ‘21세기 카오스의 아이들’을 연재했습니다.

카오스라 하면 언뜻 무질서와 혼돈을 연상하지만 뒤집어 보면 무질서 속의 질서를 내포하고 무한한 창조 가능성을 지닌 상태라고 봅니다.

시리즈를 진행하며 비록 나라는 달라도 각국의 청소년들은 어떤 때보다 심한 몸살을 앓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박지원

= 지금 정보화 디지털화를 앞세운 큰 변화의 물결이 밀려오고 있습니다. 미래학자의 말대로 그 물결을 수용하고 함께 헤엄치지 않으면 거센 물결에 떠내려갈지 모릅니다. 이 중요한 시기에 21세기의 주인공인 청소년의 문제를 깊이있게 다룬 시리즈는 적절했다고 봅니다.

▲이혜성

=인류역사상 대전환기인 오늘의 청소년 모습을 미국, 일본, 중국 등 우리와 밀접한 나라의 사례까지 취재해서 입체적으로 다룬 이번 기획은 참 유익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현실과 비교 소개하고 전문가 처방까지 곁들인 글은 흥미있었지요.

- 현지취재를 하면서 어른들이 미처 파악하지 못하는 이질적인 청소년문화와 새롭게 파생되는 사회문제에 놀랄 때도 많았습니다. 전문가 입장에서 말씀해 주십시오.

▲이혜성

= 부모는 자녀에게 “ 아무 생각 말고 공부만 해라”고 합니다. 아이들 세계와 문제를 전혀 알지 못하는 어른들의 말입니다. 급변하는 사회 현상을 모르면 세대간 대화가 단절되고 청소년문제를 제대로 대처할 수 없지요.

오늘의 N세대들을 예전처럼 일방적인 강요로 키우는 집이 있고, 개성을 무시한 채 입시 위주로 키우기도 합니다. 그러나 세계가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된 정보화시대에 이런 방식이 적절하지 않습니다.

97년 ‘미국의 약속 -청소년을 위한 동맹’회장인 콜린 파월 전 미합참의장이 “지금 문제가 있는 청소년들을 방치했을 경우 미국 최대의 적이 될 것이다”고 말했는데 그만큼 문제 있는 청소년을 건강하게 이끄는 일이 중요합니다.

- 정보의 바다를 항해하는 것은 좋으나 사이버중독이나 모방 범죄 그리고 음란물과 폭력에 노출되는 문제는 심각합니다. 국가 차원에서 차단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습니다.

▲박지원

= 지금 10만개 이상의 인터넷의 폭력·음란 사이트에서 각종 폭력과 음란물이 여과없이 청소년에게 노출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청소년 보호대책이 시급하지요. 폭력·음란물의 확산을 막기 위해 청소년 단체에서 운영하는 정보 감시단의 활동을 지원하겠습니다. 또 정보통신부 등 관련부처와 협의해서 유해 사이트 접속을 원천 봉쇄하고 음란물 접속 방지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사업에도 힘쓰겠습니다.

- ‘레드 존’으로 불리는 청소년 유해환경에도 우려가 큽니다. ‘레드 존’에 대항하는 ‘그린 존’을 넓히는 동시에 유해환경에 대한 강력한 규제가 요구됩니다.

▲박지원

=문화관광부에서는 청소년 유익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도덕성 회복운동과 함께 청소년들의 심성순화를 위한 청소년 문화의 집과 같은 문화활동 공간을 매년 20∼30개씩 확충하고 있습니다. 2001년에는 충남 목천에 24만평 규모의 대단위 청소년 중앙공원을 개장할 계획입니다. 앞으로 청소년 탈선 문제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해서 지역단위의 청소년지도위원회의 활동을 활성화하는데 노력하고 있습니다.

- 청소년들을 위해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가 무엇일까요.

▲이혜성

=학교만 가면 숨이 막히고 때로는 옥상에서 뛰어내리고 싶은 충동을 호소하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서울 소재 4년제 대학 입학을 삶의 목표로 생각하는 아이들과 부모들의 생각을 바꾸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하지요. 삶의 가치를 바르게 설정하는 일은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할 과제입니다.

- 세계 1318세대의 공통 특징이 학교에 가지않는 아이들이 증가하는 현상이었습니다.

▲박지원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 총리가 재임할 때 이런 얘길 한 것으로 기억합니다. "일본이 하드웨어에서 미국을 앞서고 있지만 소프트웨어 부문에선 미국이 전세계를 지배하고 있습니다. 소프트웨어의 세계 최고로 접근하기 위해 일본의 교육과정 커리큘럼을 바꿔야겠다." 우리도 교육과정에서 발상의 전환을 과감히 이뤄야 합니다.

학교에서는 획일적인 교육을 하고 사회는 급변해서 앞서가고 있습니다. 학교와 부모와 사회가 청소년에게 바라고 교육하는 것이 다르니까 혼동합니다. 이제 이런 것을 총체적으로 생각해 정리할 때가 왔습니다.

-박물관과 미술관, 체육시설들은 10대의 공부방이고 놀이터여야 합니다. 우리나라는 교육시설이 공개되어 있지 않습니다. PC방을 빼고는 청소년들이 갈 공간이 없지 않습니까?

▲박지원

=저도 미국에서 두딸을 키웠습니다만 박물관 미술관이 교육과 생활에 직결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그런 인프라가 충분하지 못하고 관심도 떨어져 있습니다. 문화관광부에서는 이 문제에 관심을 쏟고 있습니다.

그리고 생활환경이 좋아지니까 아이들 체격이 좋아지는데 에너지를 발산할 길이 없습니다. 그러니까 약물 남용에 빠집니다. 미국에서 청소년에게 운동을 많이 시키는데 운동을 하면 약물에서 멀리하게 되지요.

이 문제가 문화관광부의 소관이고 책임인데 지금 하드웨어 시설에 제한된 예산을 투자하고 있습니다. 사회교육 등 소프트웨어는 교육부와 함께 적극 추진할 것입니다. 솔직히 문화부가 그 일을 잘못해 왔다는 것을 인정합니다.

▲이혜성

= 10대 교육에 관심이 많은 힐러리 클린턴 미 대통령부인도 “자녀를 키우는데 온 지역사회가 동원돼야 한다(It takes a whole village to raise children)”고 말했지만 우선 부모들이 관심을 가져야 하고 지역사회가 힘을 모아야 합니다.

-21세기의 청소년들에게 요구되는 자질과 품성은 무엇일까요?

▲이혜성

= 한마디로 ‘창의적으로 자기를 개발하는 능력을 갖춘 인간’을 21세기형 청소년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풀어서 말하자면 스스로 성장하는 힘, 혼자서 문제를 해결할 능력을 갖춘 청소년을 말합니다.

▲박지원

=“ 미국에서 교육받은 애들은 두 다리로 선다. 한국에서 교육받은 애들은 반드시 부모의 한발을 붙들고 선다. 다리가 셋인 꼴이다.”고 합니다. 의존도가 너무 높다는 것이지요. 청소년들은 지나치게 보호를 바라고 있고, 우리 사회도 부모도 정부도 보호위주로 가는 것은 문제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혜성

=‘ 끼교육’이 바로 예술성, 창의성이고 JQ를 향상시키는 교육이지요. 21세기가 요구하는 청소년상은 급변하는 미래의 정보화 사회를 올바른 가치관과 창조적 지식으로 이끌어 갈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할 것입니다.

- 그것을 위해 필요한 제도적 뒷받침은 무엇입니까.

▲이혜성

=청소년의 발달 특성을 고려할 때 주요한 정책은 시급히 시행해야 합니다. 절박하지요. 이 점에서 청소년상담 및 청소년문제 전문가를 양성하는 사업은 중요합니다. 고민 많은 청소년들을 전문적으로 돕는 곳이 청소년상담실입니다.

그러나 상담인력이 크게 부족합니다. 적절한 상담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능력을 갖춘 전문가를 모셔야 합니다. 청소년기본법(62조)에 근거한 청소년상담사 자격검정제도가 내년 시행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지요. 지난달 27일에 열린 국회 문광위에서도 청소년상담사에 관해 논의해서 좋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이 제도 시행에는 13억 2,000만원의 예산이 필요하지요.

▲박지원

=양질의 상담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청소년상담사 국가자격검정제도가 조속히 시행되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문제를 가진 청소년들이 도움을 받도록 지난 5월부터 원_스톱 상담서비스(1588_0924)를 적극 추진하고 있습니다.

-6월 남북정상회담 성공 이후 청소년분야의 교류 협력 등에 대해서는 정부는 어떤 구상을 갖고 계십니까? 교류 협력과 병행하여 분단 55년간의 이질성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요?

▲박지원

=작년부터 금강산 수련활동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2001년에는 유네스코 및 세계청소년 기구(WAY) 등 국제기구를 통해 남북한 청소년이 함께 참가하는 국제회의 및 캠프를 개최하려고 합니다.

남북국토 종단 행진, 남북청소년 학술 대회, 청소년음악제 및 인터넷을 통한 정보 교환 추진 등을 추진하면 상호이해와 협력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겠지요. 올해 8월중 올림픽공원에서 개최할 ‘세계청소년문화축제(Youth Festival2000)’와 아·태 잼버리대회에도 북한청소년의 참가를 교섭하고 있습니다.

-청소년관계자들은 정부의 청소년정책이 침체됐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청소년보호위원회와 문화관광부가 의견 대립이 있는 것으로 보기도 하지요.

▲박지원

=우리 청소년국의 활동이 침체됐다는 것은 인정합니다. 비판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행히 정부의 개혁정책에 의해 국장직이 이번부터 개방형 임명직으로 바뀌었습니다. 전문가가 와서 일을 하면 청소년 정책 시행이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전 인구의 ⅓을 점하는 청소년 업무를 어느 한 면만 가지고 논하는 것은 무리가 있습니다. 현행법을 보면 청소년 업무는 청소년 육성 정책을 총괄 및 조정하는 문화관광부와 청소년 유해환경의 규제를 맡는 청소년보호위원회 및 법무부, 교육부 등 20개 부처가 관련을 갖고 있습니다.

교육을 제외한 정부의 청소년 업무를 통합 관장하는 청소년청을 설립해야한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이 안은 작은 정부를 지향하는 정부의 방침에 따라 실현되지 못했지요.

문제는 청소년보호위원회와 문화관광부 청소년국의 통합입니다. 얼핏보면 청소년 보호와 육성이 같은 사안의 양면 같지만 시행은 매우 다릅니다. 즉 보호·규제는 청소년 유해업소 단속이나 음란물 단속과 같이 주로 사법적 수단을 동원해야 하는 것이지요.

반면 육성 업무는 보이스카웃이나 각종 수련활동 또는 해외교류와 같이 대다수 청소년들의 건전한 정서적·육체적 성장을 위한 업무이고, 문화활동과 체육활동 및 여행 등과 같은 내용입니다. 통합이 불가피하다면 문화관광부가 맡는 것이 더 적당하다고 생각합니다.

문화관광부는 문화·예술·체육·관광·종교 등 대다수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건전한 정서와 창의성을 기르고 심신을 단련하는 인프라를 갖고 있습니다. 전국의 공연장이나 문화시설 및 체육시설을 청소년들에게 개방하는 등 청소년 건전육성을 위한 정책을 수행할 때 시너지 효과가 크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오랜 시간 감사합니다.

진행·정리=최성자논설위원

sjchoi@hk.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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