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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베이징대학의 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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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베이징대학의 개혁

입력
2000.07.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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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들은 베이징(北京)대학을 자랑스러워 한다. 지난 100년간 중국의 지성과 양심을 대표했고, 애국운동과 혁명의 중심에 ‘베이다’(베이징대의 약칭)가 있었기 때문이다. 졸업생들은 “내 몸은 부모에게서 받았지만 정신은 모교가 주었다”고 말한다. 중국 최고의 대학을 자부하는 표현이다. 그런 베이다가 올해도 체면을 구겼다. 연구실적, 교원과 학생자질, 연구비 등을 살핀 제2회 대학평가조사(www.netbig.com)에서 다시 칭화(淸華)대학에 밀려 2위로 내려갔기 때문이다.■2주 전 베이다에서 만난 한 교수는 심사가 불공정하다고 지적했다. 인문학 논문점수를 자연과학보다 박하게 쳐주는 등, 이 대학 전통과 학풍의 사회문화적 배경을 무시한 평가였다는 것이다. 하지만 한편에선 자만심만 높은 베이다가 이 기회에 정신을 차려야 한다는 주장도 강력하다. 그동안 개혁과 변화에 눈 돌리지 않아, 칭화대가 속(학사행정)에서 겉(신축건물)까지 바뀐 것과 크게 대조된다는 것이다.

■베이다에 새 교장이 취임한 것은 작년의 일이다. 생명공학 전공의 쉬즈홍(許智宏)교장은 “좋은 논문을 써서 국제세미나에서 발표하라”고 교수들을 심하게 독촉한다. 지금까지 교수 15%가 밀려났다. 정부는 세계 초 일류 대학을 목표로 1999년부터 2001년까지 칭화대와 베이다에 18억위안(2,208억원)씩을 지원한다. 교수봉급도 미국 수준으로 주기로 하고 우선 3배를 올렸다. 칭화대는 작년에 중앙공예미술학교와 통합했고, 베이다는 올 4월 북경의대와 합쳤다.

■베이다의 지성 지샨린(季羨林)교수는 베이다와 칭화대를 당의 시선(詩仙) 이백(李白)과 시성(詩聖) 두보(杜甫)에 비유한다. 이백의 시가 화려하고 찬란한 낭만주의의 극치를 달린다면, 두보는 진실하고 소박한 사실주의의 정상에 올라 있다는 것이다. 이공계 대학인 칭화대의 발전과 더불어 인문계 대학인 베이다가 앞으로 어떻게 나아갈지 중국의 변화와 관련하여 관심을 끊을 수 없다.

/최성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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