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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읽기] 현대무용가 안은미/거울앞에서 몸을 바라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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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읽기] 현대무용가 안은미/거울앞에서 몸을 바라보세요

입력
2000.07.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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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생활이 뉴욕 생활과 다른 점은 여유가 없다는 것이다. 서울에서 짜여진 계획표대로 일을 진행할 경우 하루에 5시간 이상 잠을 잘 수가 없다. 몸은 에너지를 재충전할 기회를 잃어버리고 자꾸 부어오른다.우리 나라 사람들의 대부분은 부어 있다. 스트레스 때문인지 운동을 안해서인지 어쨌든 부어 있다. 그래서 우리는 IMF를 겪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모든 것이 자꾸 부어 오르기 때문에 뻥 하고 터진 것이 아닐까.

21세기 문화 정책으로 하루 30분 운동하기 새마음 운동은 어떨까? 초·중·고 교과 과정에 체육·무용·음악·미술 등의 수업 시간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별반 달라 진 게 없다.

특히 몸을 다스리는 일은 습관이 필요한 것인데, 중년이 넘은 사람들에게 유년 시절에 생기지 않은 습관을 강요하는 것은, 흡연자가 오늘 당장 담배를 끊겠다는 결심을 실행에 옮기는 것만큼 어려운 일일 것이다.

약 세 달 전에 여균동 감독으로부터 ‘미인’이라는 영화에 일을 같이 하자는 제안을 받았다. 시나리오를 읽어보니 섹스 장면이 많이 나오는 영화였다. (감독은 ‘몸’이라는 책을 발간한 저자이기도 하다.)

섹스 장면에 관한 예술감독 직책을 부탁 받은 것인데, 처음엔 고민을 하다 우리 나라 섹스 장면에 불만이 많았던 나는 모험을 결심하게 됐다. 물론 여기에는 감독의 끈질긴 근성도 한 몫 했다.

촬영이 시작되고 남녀 주인공들에게 강조한 것은, 섹스는 감정적인 부분보다는 근육의 움직임과 운동량에 따라 훨씬 효과적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연습이 진행되는 동안 배우들의 몸은 온통 푸른 멍이 들어 촬영에 지장이 있을 정도였다. 물론 배우들은 특수한 훈련을 통해 신인들이 하기 어려운 연기를 훌륭히 해내었다.

우리가 좋아하는 할리우드 배우들은 배역이 결정 나면 개인 교사의 지도를 받아 가며 배역에 맞는 신체를 만들어낸다. 뚱뚱한 역이든 똥똥한 역이든 말이다.

도시의 삶 속에서 찌들은 영혼을 위로하는 최고의 축제는 공기도 통하지 않는 노래방에서 부르는 눈물 어린 한 곡의 노래보다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흘리는 땀방울이 아닐까 생각한다. 여러분! 오늘부터라도 거울 앞에서 당신의 몸을 바라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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