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종료 30초전, 0_1로 뒤지던 프랑스의 절망적인 공격. 이탈리아 벤치와 응원석에서는 벌써 32년만의‘정상탈환’의 기쁨에 젖어 있었다. 그러나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트린 탓일까. 골키퍼 바르테스가 프리킥한 볼이 트레제게를 거쳐 후반 교체투입된 윌토르의 오른발에 걸렸다.윌토르는 기다렸다는 듯이 슛을 날렸고 볼은 굳게 닫힌 이탈리아의 네트를 갈랐다. 기적같은 동점골은 이렇게 터졌다. 순간 이탈리아 응원석은 침묵에 휩쌓였다. 2000 유럽축구선수권(유로 2000)은 마지막까지 역전을 거듭한 명승부 끝에 막을 내렸다.
1998년 월드컵 우승팀 프랑스는 3일 네덜란드 로테르담의 데 키프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결승전서 이탈리아를 맞아 후반13분 마르코 델베키오에게 뜻밖의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경기종료 30초전 윌토르의 동점골과 연장 전반 13분 트레제게의 골든골로 2_1로 역전 승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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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써 프랑스는 84년이후 16년만에 대회 두번째 우승을 이루었다. 반면 68년이후 32년만에 정상에 도전한 이탈리아는 마지막 30초를 버티지 못해 우승컵을 날려보냈다. 후반 델 피에로가 결정적인 찬스를 두 차례나 무산시킨 아쉬움이 더욱 크게 느껴진 순간이었다.
프랑스는 경기내내 3_6_1의 탄탄한 수비를 구축한 이탈리아를 뚫지 못한데다 플레이메이커 지네딘 지단마저 부진, 활발한 공격을 펼치고도 찬스면에서는 이탈리아에 끌려 다녔다.
지나친 개인기위주의 축구를 하다 8강전까지 보여준 조직력의 강점을 살리지 못한 프랑스는 그러나 레메르감독의 시기적절한 용병술로 마지막에 기사회생했다.
교체멤버 윌토르의 극적인 동점으로 연장에 돌입한 프랑스는 전반13분께 교체멤버인 피레스의 패스가 역시 교체멤버인 트레제게의 골든골로 연결되면서 승부를 뒤집었다.
지난 시즌 프랑스 국내 리그 득점 1위인 트레제게가 마침내 스타덤에 오르는 순간이었다. 대표팀간 역대전적서 17승7무8패로 우위를 지켰지만 우승을 거의 눈앞에 둔 이탈리아 선수들은 눈물을 훔치며 그라운드를 떠나지 못했다.
이준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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