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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론] 수돗물 불소화 중단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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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론] 수돗물 불소화 중단돼야 한다

입력
2000.07.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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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과적인 충치예방을 이유로 수돗물을 불소화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끈질기게 계속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1월 수돗물불소화를 골자로 한 구강보건법을 제정한 데 이어 시행령을 5일까지 입법예고한 상태이다. 구강보건법 자체의 명분은 나무랄 데 없지만 문제는 그 핵심의 하나인 수돗물불소화가 과연 철저한 검증과 민주적 토의를 거친 공중보건 프로그램인가 의심스럽다.이 문제와 관련해 특히 참고해야 할 것은 복지 선진국이라는 서유럽 국가들과 일본에서는 수돗물불소화가 처음부터 받아들여지지 않았거나 일부 시행도중 전면 중단되었다는 사실이다. 세계적으로 불소화 사업은 주로 미국 보건당국의 주도하에 이루어져왔고, 지금도 영어사용국이나 미국의 강한 영향력 밑에 있는 나라에서 시행되고 있을 뿐이다. 우리는 이 사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깊이 헤아려보는 분별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미국에서도 이 사업은 처음부터 논란거리였다. 그러나 미국의 보건당국은 불소화의 윤리성과 안전성에 관해 제기되어온 다양한 논리와 과학적 증언을 일관되게 무시하고, 이 사업이 20세기의 가장 성공적인 공중보건 사업이라고 되풀이하여 주장해왔다. 여기에 대해 독립적인 과학자들은 불소화가 20세기 최대의 과학적 속임수라는 것을 보여주는 수많은 자료와 근거를 가지고 강력한 반론을 펴왔다.

그들은 불소화로 인한 충치 예방 효과가 과장된 것임을 밝혀내고 오히려 불소의 누적적 섭취로 발생할 수 있는 골질환, 암, IQ저하, 뇌신경장애, 호르몬 분비 이상, 기형아 출산 등 심각한 건강장애에 대해 줄기차게 경고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은 기본적으로 불소가 쥐약과 살충제의 주성분이며그 일부가 인체내에 잔류, 축적되는 독성물질이라는 사실에 기인한다.

관변측의 공식적 견해와 독립적인 과학자들의 논리가 맞서 있을 때 덮어놓고 어떤 일방의 논리를 지지한다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그러나 우리는 기득권 집단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돌아가는 현대적 상황에서 당국이나 관계 전문가들의 공식적 견해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인다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가를 명심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우리에게는 어떤 사람들이 왜 개인적 불이익을 감수하면서 주류의 신념에 맞서는지를 섬세하게 따져볼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 오늘날 불소화의 종식을 요구하는 세계적 운동(대표적인 연대기구: www.FluorideAlert.org)의 선두에는 영국의 녹색당과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환경잡지 ‘에콜로지스트’ 발행인을 위시한 환경운동가들, 최근 미국 녹색당 대통령 후보로 지명받은 랄프 네이더와 같은 저명한 시민운동가들, 의사, 치과의사, 과학자들이 포함되어 있다.

게다가 미국 환경청 본부에 근무하는 1,500명의 과학자, 엔지니어, 변호사들로 구성된 노조원들이 노조의 이름으로 최근에 두차례에 걸쳐 수돗물불소화 사업의 중지를 요청하는 성명서를 발표한 것도 특기해야 할 사실이다. 세계적인 환경의학자 새뮤얼 엡스타인 교수는 최근 필자와의 교신에서 “불소가 발암물질이라는 설득력있는 증거가 있음”을 증언했다. 이처럼 다양한 원천으로부터의 반론과 저항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 보건당국의 공식문건을 맹신하여 불소를 일부러 수돗물에 첨가하자는 운동이 계속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충치는 전염병도 아니고, 다른 방법으로 대응할 수 있는 질병이다. 오늘날 충치가 만연하는 것은 우리의 잘못된 생활습관, 뒤틀어진 문명생활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그릇된 생활방식을 바로 잡으려는 노력에 힘써야지 공공의 식수 공급체계를 무차별적 약물 음용 수단으로 삼아 건강관리에 대한 개개인의 선택권을 무시해서는 안될 것이다.

/김종철·녹색평론 발행인·수돗물불소화 반대 국민연대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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