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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브의 반란'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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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브의 반란' 급증

입력
2000.07.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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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움직이는 거야.’배우자 외의 이성에게 매력을 느끼는 것까지 막을 수는 없다. 그러나 요즘 외도는 부끄럼없이, 당당하게 이루어지는 편이다. 과거 외도하면 남편의 ‘바람’으로만 인식돼 왔으나 최근에는 아내들의 ‘반란’이 거세다는 점도 주목할만한 현상이다.‘애인을 갖고 있다’거나 ‘원한다’는 여성들의 목소리는 여성지뿐 아니라 PC채팅방에서 거침없이 들려온다. 여성의 외도로 인한 가족의 위기는 이혼원인에서도 잘 나타난다.

지난해 한해 동안의 이혼소송을 분석한 대법원 통계담당관실에 따르면 남편이 제기한 이혼사유 가운데 아내의 외도가 45%를 차지했다.

그 반대의 경우도 같은 수준(45%)이다. 한국가정법률상담소 상담위원 조경애씨는 “이혼상담을 위해 찾는 사람들 가운데 아내의 외도로 고민하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남편외도의 경우도 그 상대방은 대부분이 유부녀”라고 말했다.

‘흔들리는 중년 두렵지않다’를 쓴 서울대 사회교육학과 이미나교수는 “자녀양육, 가정경제의 부담에서 벗어나는 40대 전후에 여성들은 눈을 사회로 돌리지만 직업이나 봉사활동 등 자신을 받아주는 장을 찾기가 쉽지 않다”며 “건전한 인간관계를 맺는 훈련이 부족한 이들은 쉽게 일탈로 빠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김정일신경정신과 김정일원장은 “이 시기의 여성은 공격적인 성향의 남성호르몬이 상대적으로 증가하는 시기”라고 말한다.

자신의 욕구를 더 적극적으로 해결하고자 노력하는데다 여성성의 상실 때문에 우울증이나 초조감 등을 겪게 된다는 것이다.

‘다시 한번 여성으로서 주목받고 싶다’는 심리 또한 이들을 충동으로 몰아넣는다는 설명이다. 또 조경애씨는 “남편에 대한 불만, 자신의 가치를 가정에서 찾을 수 없다는 욕구불만도 외도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설명한다.

이 경우 외도를 ‘자신의 가정을 유지하기 위한 자구책’으로 믿기 때문에 더욱 심각한 모습으로 발전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외도를 정당화하기는 쉽지않다.

한국여성민우회 신경혜부소장(가족과 성상담소)은 “돈이나 조건을 따져 한 혼인이나 강요에 의해 이루어지는 부부관계가 정당하다고 할 수 없듯이 혼인 밖의 관계를 무조건 나쁜 것만으로 볼 수 없다”면서도 “외도의 경우 필연보다는 충동에 의한 것이 더 많기 때문에 배우자나 자녀에게 주는 상처 못지 않게 자신이 스스로 받는 상처도 크다”고 말한다.

가족의 상처로 연결되고, 사회의 상처로 이어진다.

김정일원장은 “자신의 감정을 다스리는 훈련이 되지 못한 사람일수록 쉽게 충동에 빠지고, 이로 인한 결과처리에 미숙해 많은 문제를 일으킨다”고 말했다.

여성들은 애인과의 관계에서도 관계중독이나 의존상태에 빠지기 쉽다. 남자들이 외도를 통해 성적 충족만을 얻으려는 것과 달리 여성들은 정서적 교감까지 원하기 때문에 필요이상으로 상대방을 배려하고 이들의 반응에 일희일비한다. 충동의 파국적 결과를 생각한다면 외도를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이미나교수는 “중년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부부가 지금까지의 역할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수용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남편의 경우 40대에 들어서면 오히려 가정을 찾고 감정적 공감을 중요시하는 경향을 갖게 되며, 내조자로서만 살아온 아내의 경우 ‘바깥에 대한 호기심’이 강해진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같은 변화를 서로 이해하고 이를 건전한 방향으로 이끌려는 공동의 노력이 꾸준히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동선기자

dongsun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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