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의 수도 코펜하겐과 스웨덴 남서부 끝자락에 위치한 말뫼를 잇는 육상·해저 복합운송로가 1일 완공, 7,000년전 빙하기 이후 단절됐던 유럽 본토_스칸디나비아반도 간 육상시대가 본격 개막됐다.발트해와 북해 사이 오레순트 해협을 잇는 총길이 16㎞의 이 다리는 덴마크·스웨덴 양국뿐 아니라 북유럽과 서유럽 심장부를 연결하는 사실상의 첫 육상로라는 점에서 정치·경제적으로 엄청난 파급효과를 불러올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총공사비 37억달러를 투입, 7년만에 완공된 오레순트 다리는 이날 양국 정상이 “유럽의 경이(驚異)”라는 찬사를 보낸 것처럼 대역사(大役事)에 걸맞는 최첨단 시설을 자랑하고 있다.
바다 한가운데 길이 4㎞의 ‘페베홀름’이라는 인공섬을 조성, 이 섬을 중심으로 말뫼쪽으로는 자동차 전용도로(길이 7.8㎞·왕복 4차선)와 철로가 위아래로 설계된 2층짜리 다리가 건설돼 있고, 코펜하겐쪽으로는 왕복철로와 왕복 2차선 도로가 건설된 해저터널이 연결돼 있다.
스웨덴 말뫼에서 자동차나 기차로 육상다리를 이용, 인공섬에 도착한 뒤 그 다음부터는 해저터널을 이용, 코펜하겐(남단)에 이르는 꿈같은 교통로다. 덴마크는 4㎞에 달하는 해저터널 공사를 위해 코페하겐 해안에 길이 430㎙의 인공반도까지 만들었다.
다리 완공까지 양 국가간 우여곡절도 많았다. 금주국가인 스웨덴은 다리 건설로 인해 술과 담배 등 밀수품이 급증할 것을 우려했고, 덴마크는 코펜하겐이 스웨덴을 피해 온 알콜중독자들의 ‘피난처’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한 제도책 마련에 골몰해야 했다.
역사적으로는 스웨덴 제3의 도시 말뫼가 있는 최남단 스카니아 지방이 1658년까지 800년간 덴마크의 지배를 받은 속국이었다는 점에서 이 다리는 두 나라간 구원(舊怨)을 푸는 역사적 화해의 의미도 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다리 완공으로 배편으로 한시간 가량 걸렸던 양 도시간 소요시간은 15~20분으로 줄어들고, 하루 1만2,000~1만4,000대의 차량이 다리를 오갈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황유석기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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