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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맞장구 쳐주어야 표현능력 '쑥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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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맞장구 쳐주어야 표현능력 '쑥쑥'

입력
2000.07.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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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늦게 먹는 대회가 있다면 1등 할거예요." "늦잠 자는 시합이라면 자신있어요." 어른들이 보기에 '무슨 바보같은 소리야'라고 질책할만한 엉뚱한 생각을 아이들은 심각하게 말하는 경우가 많다. 자기표현훈련교실(02-732-5560) 강사 황정숙(서울강북지역사회교육협)씨는 "상식에 벗어난 듯한 아이들의 생각이라도 끝까지 들어주라"며 "부모가 자신의 이야기를 존중해준다는 느낌이 들어야 자신감을 갖고 생각을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다"고 말한다.◈ 말 적은 것과 내성적 성격은 다르다

부모들은 대개 대중 앞에 섰을 때 말하기를 부끄러워하는 아이를 발표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YWCA 자기주장캠프(02-2236-2678)의 이혜원 강사는 "아이가 자기 생각의 핵심을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내성적인 것과 자기표현이 서투른 것은 구별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말수가 적어도 필요한 경우 자기 주장을 정확하게 표현하고 할 말은 다 하는 경우라면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

활달하고 다른 사람들 앞에서 말은 많이 하지만 내용이 빈약한 경우가 오히려 문제다. 표현력이 뛰어나다고 생각해 그냥 내버려두기 쉽지만, 자기 생각 감정을 제대로 전달할 수 있도록 도움이 필요한 경우다.

◈ 부모의 지나친 기대는 부담이 된다

이씨는 "부모들은 '우리 아이기 이런 식으로 예기했으면 좋겠다'는 기대부터 버려야 한다"고 충고한다. 아이가 부모세대의 상식과 어긋나는 생각을 말할 때 '말이 안된다' '바보같은 생각이다'라고 응답하는 것은 모두 쓸데없는 부모의 기대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아이가 '내가 이렇게 얘기하면 엄마가 싫어할거야'라는 생각에 주눅이 들고 소심해지면, 점점 자기표현을 억제하게 된다. 생각이 있어도 바깥으로 끌어내지 못하는 것이다. 이런 아이들은 그 부모가 권위주의적이어서 아이들을 억압하는 경우가 많다.

억압적인 부모는 아이와 눈높이가 다름을 인정하지 못하고 자신의 생각을 주입하려하고 그대로 아이가 하지않으면 화를 내고 다그친다. 혼나는게 두려워서 아이들이 속내 드러내기를 꺼리게 된다.

◈ '말하기' 보다는 '듣기' 훈련이 중요

오감을 통해 외부에서 유입되는 정보가 많을수록 생각을 구체적으로, 정확하게 나타낼 수 있다. '말하기'만 신경쓰다 보면 '듣기'는 간과하기 쉬운 부분. 그러나 다른 사람들의 말을 잘 들어야, 거꾸로 자기를 잘 표현할 수 있다. 황정숙씨는 "자녀가 혼자서 글을 읽을 수 있어도 부모가 동화책을 읽어주거나 옛날이야기를 들려주면 '듣기'훈련도 되고 언어적 능력도 키울 수 있다"고 권했다.

매일 20-30분씩 일정시간을 정해서 동화를 읽어주고 아이에게 느낌을 솔직하게 얘기할 기회도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가족회의도 괜찮다. 가족끼리 모여서 격의없는 대화를 가지고, 특히 부모가 서로 존중하며 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좋다.

◈ 면박보다는 맞장구를 쳐주도록

아이에게 주제를 주고 생각나는 바를 말하도록 한다. 이 때 주제는 구체적일수록 좋다. 예를 들며 '친구를 처음 만났을 때'라는 큰 주제 아래에 '전학갔을 때' '이사갔을 때'처럼 구체적인 상황을 제시, 생각과 표현을 구체적으로 발전시키도록 도와준다. 들어주는 부모는 아이의 이야기를 중간에 잘라버리지 않도록 주의한다. '말도 안 된다' '그것도 생각이라고 하느냐'라고 면박주는 말은 피하고 '그렇구나' '멋진 생각이구나'처럼 아이의 생각에 동의한다는 표시를 해준다.

문향란 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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