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실의 양주를 누가 마셨을까?”지난달 29일 새벽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의 노조원농성 진압과정에서 객실에 비치돼있던 다량의 양주가 사라져 ‘음주진압’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노조측 주장은 진압작전 전 한동안 30층에 대기하던 경찰이 객실 미니바의 양주에 손을 댔다는 것. 노조측은 시바스리갈 등 고급양주 7병이 모두 사라진 3001, 3003, 3013, 3014, 3040호의 거래명세서를 제시하고 “다른 객실 3곳을 포함, 당시 30층 객실 8곳에서 총 160여만원어치의 주류와 음료수가 자취를 감췄다”고 주장했다.
이남경(33)노조 사무국장은 “경찰이 오전 3시부터 2시간여 동안 30층에 머물렀다”며 “일부 객실에 투숙객이 있었지만, 손님이 미니바의 술을 모조리 비우는 일은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36층에서 연행된 다수 노조원은 “진압경찰 일부에게서 독한 술냄새가 났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경찰은 “당일 새벽 남대문경찰서 수사과장 등 24명이 호텔 마스터키를 받아 객실을 체크했으나 술은 만지지 않았다”며 “오히려 농성장인 36·37층에 올라갔을 때 빈 양주병 5∼6개가 발견됐고 노조원 5명이 만취한 상태였다”고 반박했다.
미스터리의 열쇠는 30층 복도를 촬영한 CCTV 테이프. 그러나 호텔측은 “누군가 28일 오후 10시54분께 CCTV 전원을 끊었다”고 밝혀 누가 ‘음주범인’인지는 명쾌하게 결론나기 힘들 전망이다.
김태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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