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동포 허영중(許永中·54)씨가 뿌린 ‘정계 공작금’의 일부 행방이 드러 나면서 일본 정계가 ‘허영중 바람’에 휘말리고 있다.구 오부치(小淵)파의 후견인이었던 고 다케시타 노보루(竹下登)전총리와 건설성장관 출신의 다른 파벌 영수의 관련이 거의 밝혀짐에 따라 자민당 파벌내의 갈등은 물론 여야 공방전으로 번질 전망이다.
도쿄(東京)지검 특수부는 지난달 30일 나카오 에이이치(中尾榮一·70) 전건설성장관을 수탁·수뢰 혐의로 구속했다.
나카오전장관은 건설장관 취임 직후인 1996년 도쿄증시 상장회사인 와카치쿠(若築)건설의 당시 이시바시 히로시(石橋浩·59)회장로부터 건설성 발주공사를 맡게 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3,000만엔 등 모두 7,000만엔을 받은 혐의다.
9선의 자민당 중진인 나카오 전장관은 지난달 25일의 총선에서 낙선하기 전까지 가메이 시즈카(龜井靜香)정조회장이 이끄는 에토(江藤)·가메이파에 속해 있었다.
그는 혐의를 부인했지만 당시 현금 2,000만엔과 함께 건네진 1,000만엔짜리 수표를 그가 정치단체 회장 명의로 이서하고 사용한 사실이 이미 확인됐다.
또 취임 축하연 형식인 이 모임에서 나카오전장관이 동석한 건설성 간부를 이시바시회장에게 소개한 사실도 밝혀졌다.
검찰은 특히 허씨가 주선한 이 모임에서 나카오전장관에게 건네진 자금이 허씨가 이시바시회장에게 정계 공작금으로 전한 10억엔의 일부라는 점에 주목한다.
또 이 모임에 동석한 다케시타전총리에게 전달된 선거자금과 자민당 파벌 영수에게 전달된 것으로 보이는 3,000만엔의 자금도 여기에서 나온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중견상사 ‘이토만’의 자금 약 3,000억엔이 사라진 ‘이토만 사건’의 주범인 허씨는 1997년 서울에서 행방을 감추었다가 지난해 11월 도쿄에서 붙잡혔다.
/도쿄=황영식특파원 yshw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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