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감독의 이력도 대조적이다. 프랑스의 ‘창’과 이탈리아 ‘방패’의 대결로 치러진 3일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00) 결승은 두팀 감독의 상반된 경력으로도 관심을 끌었다.프랑스의 로제 레메르(59)감독은 미드필더 출신으로 프로에서 진가를 발휘한 반면 이탈리아의 디노 조프(58)감독은 세계적인 골키퍼 출신이다.
낭트와 랑스 등에서 뛴 레메르는 414경기에 출장했고 1966년, 68년, 69년 ‘올해의 선수’로 선정돼 국내리그 최고선수로 주가를 높였다. 국내리그에서의 화려한 이력과는 달리 국가대표 출전은 단 6경기뿐이다.
레메르는 선수시절은 물론 지도자로서도 친구이면서 라이벌이었던 에메 자케의 명성에 가려 늘 2인자 취급을 받았다.
대표팀 지휘봉도 98월드컵 우승을 지휘했던 자케감독으로부터 물려받았다. 레메르는 이번 결승 진출을 통해 자케의 그늘로부터‘독립선언’을 했다는 평가.
유로 2000 이전에 사임한다는 말이 나돌았으나 2002년 월드컵까지로 계약을 연장, 그간의 루머를 일축했다.
조프는 이탈리아 역사상 최고의 ‘신의 손’으로 일컬어진다.
68년 유럽선수권 우승멤버인 조프는 네덜란드의 프랑크 레이카르트감독 등과 함께 대회전부터 현역-감독 동반우승 여부로 주목을 끌었다. 선수로서는 황혼기인 40세때 월드컵(82년)에 나가 팀의 우승을 지켜내기도 했다.
조프의 국가대표 112경기 출전은 여전히 이탈리아 최다기록. 유벤투스감독으로 6차례 국내리그를 석권했고, 유럽축구연맹(UEFA)컵에서도 2회나 우승했다.
특히 30일 네덜란드와의 준결승에서는 후보였던 GK 톨도를 전격 기용, ‘승부차기 징크스’를 털어내 용병술의 귀재라는 명성도 드높였다.
김정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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