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적십자 회담 2차 회담에서 북측이 대폭적인 양보안을 제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북측 최승철 단장은 이날 오전 10시45분 첫 정회후 “대폭적인 안을 내놓았다”고 밝혔으나 구체적 내용은 함구했다.그러나 북한 방송들은 이날 밤 전모를 공개했다.
비전향 장기수 송환시기와 관련해 8월초 송환을 주장하던 기존의 입장을 바꿔 남측이 요구하는 9월초 송환을 받아들이고, 남측이 합의문 명시를 주장하는 면회소 설치 문제도 적십자 본회담을 7월중 협의 타결하겠다는 내용이다.
이는 그동안 북측이 장기수 문제에 대해 최소한 이산가족 방문단 교환과 동시에 해결하자고 고집할 것으로 예상됐던 만큼 대폭적 양보로 볼 수 있다.
특히 면회소 문제에 대해 기존의 소극적인 태도에서 탈피,‘협의 타결’이라는 표현을 씀으로써 전향적 자세를 보였다.
북측의 이같은 입장 변화는 6·15남북공동선언 이행에 대한 실천 의지를 과시하면서 남측의 국군포로 송환 주장을 비켜가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남측은 장기수를 송환하는 대신 2차 이산가족 상봉단의 서울 방문때 국군포로와 납북어부를 포함시키는 문제를 합의문에 명시해 줄 것을 요구했다.
“국군 포로는 없다”“납북어부도 자진 월북이다”고 선전해 온 북측으로서는 이같은 제안을 수용키 어려운 측면이 있다.
북측 회담관계자는 ‘국군포로’란 말 자체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우리(북측)가 획기적 양보안을 내놓았으니 남측도 국군포로 문제 등을 더 이상 고집하지 말라”는 메시지인 셈이다.
박진용기자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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