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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집권후반기 내각구성은

입력
2000.06.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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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집권 후반기를 뒷받침할 내각을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있어서 핵심 포인트는 경제팀의 성격이다. 남북화해·협력 등 중대한 현안들은 일단 궤도에 올랐지만 경제, 그중에서도 금융시장과 기업 구조조정 등은 아직도 불안정한 대목이다. 특히 금융시장이 다시 흔들리고 구조조정이 차질을 빚는다면, 경제는 물론이고 남북문제나 정치도 불안정해지게 된다.따라서 개각의 시기나 폭, 내용은 후반기 경제팀의 성격에 달려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정만을 놓고 볼 때, 개각 시기는 당초 6월말-7월초로 예상됐다가 남북정상회담후에는 임시국회가 끝난 뒤인 7월말로 일단 순연되는 분위기다.

그러나 내용적으로는 현 경제팀을 계속 끌고갈지 여부에 따라 개각이 더 미뤄질 수도 있고, 7월말 단행될 수도 있다.

■ 현 경제팀 유지

이 논리는 대안부재론과 맥락을 같이 하고 있다.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새 인물을 내세웠다가 시장이 점수를 주지않으면 득보다 실이 크다는 우려가 적지않다. 이헌재(李憲宰)재경부장관이 구조조정의 틀을 짠 입안자이고 금융시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구조조정의 마무리 시점까지는 그대로 가야한다는 것이다.

김대통령이 이를 택한다면 개각이 8월 이후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으며, 7월말 개각이 이루어진다 해도 경제장관 1~2명 정도와 부처 장악에 문제를 드러낸 일부 사회부처 장관만 경질될 수도 있다.

■ 경제팀의 재배치

현 경제팀이 피로해 있어 교체가 불가피하나 안정성도 고려해야 한다는 현실론이 대두되고 있다. 이헌재장관 등 경제팀이 공적자금, 금융구조조정, 지주회사 등 현안들에 대한 입장을 자주 바꿔 시장의 신뢰를 잃었다는 것이다. 최근 금융시장의 현실로 볼 때 공적자금의 추가 조성이 필요할 가능성이 높은데 이 경우의 정책수정은 새 팀의 몫이 돼야 한다는 논리다.

그러나 경제팀의 칼라를 급격히 바꾸면 시장이 불안해할 수 있으니 기존의 경제인맥 중에서 대안을 찾자는 게 재배치론이다. 이 경우 재경부장관에는 진념(陳稔)기획예산처장관 이기호(李起浩) 청와대 경제수석이 부상한다.

진념장관이나 이수석 모두 경제기획원 출신으로 경제 전반을 읽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최근 경제현안의 초점이 금융문제이기 때문에 금융전문성이 경제수장의 제일 기준이 되고 있다. 따라서 재무부 차관보와 차관을 역임하고 부처간 조정능력이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 진장관이 유력한 후보로 부상한다.

이수석도 김대통령을 오랫동안 보필, 개혁의 방향성을 숙지하고 있고 원만한 조정력을 발휘했다는 평이어서 역시 강력한 후보다.

금감위원장으로는 무엇보다 구조조정의 악역을 자임할 수 있고 금융을 깊이 알아야한다는 전제가 서 있다. 돌파력있는 정덕구(鄭德龜)전산자부장관 박영철(朴英哲)외환은행이사회 의장, 실물에 밝고 뛰어난 실적을 보인 김정태(金正泰)주택은행장, 재무관료 시절 세밀한 업무처리로 정평이 난 신명호(申明浩)아시아개발은행 부총재 등이 대상이 될 수 있다.

■ 새로운 라인업 구축

재벌 개혁, 금융시장 구조조정은 미봉책으론 안된다는 상황인식에서는 경제팀의 새로운 구축론이 대두된다. 기존 인맥으로는 과감한 드라이브를 할 수 없고, 이런 한계가 시장의 불신을 초래한다는 것이다.

이 논리에 따라 김종인(金鍾仁)전경제수석이 대안으로 떠오른다. 6공 당시 재벌개혁을 추진했고 그 때 제대로 했으면 한국경제가 훨씬 강해졌을 것이라는 아쉬움에서 김전수석은 개각 때마다 부각된다. 물론 김전수석의 발탁시에도 금감위원장은 전문가가 맡는 보완이 필요하다.

이영성기자

leey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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