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이 뿌린 화해씨앗 남북여성이 키워가야죠"소도 가고 TV도 가고, 문화예술단도 다녀왔다. 남북교류는 여러 분야에서 물밑으로 활발하게 이루어져 왔지만 여성교류는 상대적으로 침체했던 편이다.
남북교류가 북한에 대한 경제원조 중심으로 이루어지다 보니 재정이 여의치 않은 여성단체들이 낄 자리가 없었던 것이다.
남북정상회담 당시 ‘7.4 베이징 여성한민족한마당대회’제의가 나온 것을 계기로 현재 남북여성교류를 준비하는 단체들의 움직임이 활기를 띠고 있다.
대표적인 단체로는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본부와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평화를 만드는 여성회. 이 단체들은 90년대 초부터 공식·비공식적으로 북한과 접촉, 교류의 기반을 마련해 왔기 때문에 앞으로의 성과도 기대할 만 하다.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본부는 당장 ‘7.4 베이징 여성한민족한마당대회’준비로 분주하다. 고문을 맡고 있는 김수환추기경 등 사회각계 지도층인사가 참여하고 있는 이 단체는 원래 여성교류가 목적은 아니었다.
그러나 운동본부가 1999년 9월 옥수수 1,000톤을 북한에 지원할 때 방북한 여성인사들에게 북한측이 ‘여성들만의 만남’을 제의하면서 여성교류 문제가 주요 사업 중의 하나가 됐다.
올초 옷감, 밀가루, 식용유등을 지원했고 각 계 여성인사들의 교류를 위해 준비하고 있다. ‘7.4 여성한민족한마당대회’는 바로 이를 위한 예비회담의 성격을 띠는 것이다.
한편 남북여성교류에서 가장 성과가 기대되는 부분이 종군위안부문제. 남과 북이 합치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대목이기 때문이다.
북측의 ‘종군위안부 태평양전쟁 피해자보상대책위원회’는 1992년부터 이 문제에 관해 정대협과 자료교류 등의 형태로 공조해왔다.
정대협은 올 12월 도쿄에서 남북한 중국 대만 등 7개국이 참여할 예정인 ‘일본군성노예법정’에서 남북한이 공동기소장을 작성할 것을 제의했다. 위안부문제와 관련 남북한이 사죄와 배상을 요구하는 점은 같지만, 한국이 1965년 한일협정의 결과로 국가간 배상을 요구하기 어려워진데 반해 일본과 국교가 이루어지지 않은 북한은 계속적으로 국가간 배상을 요구하고 있는 차이가 있다.
평화를 만드는 여성회는 1991-1992년 ‘아시아의 평화와 여성의 역할’이란 이름으로 북한의 여성단체와 네 차례의 포럼을 가졌지만 중단된 상태이다.
평화를 만드는 여성회는 최근 대북인식의 혼란에 따른 ‘북한 바로 알기’캠페인과 심각한 영양부족을 겪고 있는 북한의 임산부들에게 영양제보내기 운동을 전개해 갈 예정이다.
김동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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