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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지않는 '삼풍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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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지않는 '삼풍의 눈물'

입력
2000.06.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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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사 5주년맞은 김창식 유족회장 인터뷰“두번 다시 이런 끔찍한 비극은 없어야죠…내 숨이 넘어가는 그 순간까지 노력할 겁니다.”

502명의 생명을 앗아간 삼풍백화점 붕괴참사 5주기를 하루 앞둔 28일,‘삼풍유족회’ 김창식(金昌植·75) 회장은 그때의 처참했던 기억이 새삼 떠오르는지 제대로 말을 잇지 못했다.

당시 결혼한 지 석달밖에 안된 둘째 며느리를 잃고 망연자실했던 김회장은 “시아버지한테서 사랑 한번 제대로 못받고 먼저 가버렸어…”라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

“모르는 사람들은 보상금 많이 받아 별걱정 없을 거라고들 해요. 하지만 그 고통이 돈으로 치유될 수 있나요. 견디다 못해 이민을 가거나 속세와 인연을 끊고 살아가는 사람도 많아요.”

김회장은 상처(喪妻)한 아들은 물론, 여전히 가슴깊이 응어리를 안고 살아가는 유족들 얘기를 하는동안 연신 눈물을 훔쳤다.

김회장의 바람은 두가지. 참사 이듬해 조 순(趙 淳) 당시 서울시장이 유족들에게 약속했던 장학재단 설립문제를 하루빨리 마무리짓는 것과 삼풍백화점 터에 조그맣게라도 추모비를 세우는 것이다.

“지난해 씨랜드 참사 소식을 듣고는 사흘간 한숨도 못잤어요. 정부는 사고가 날때만 뭔가 하는듯 하다가 시간이 조금만 지나면 잊어버리는 그런 무책임한 자세에서 벗어나야 해요. 국민들도 안전문제를 소홀히 해서는 안되죠.”

김회장은 시민들의 안전불감증과 정책당국의 무신경함을 꼬집는 것도 잊지 않았다. “참사 현장에서 손가락 하나, 왼쪽 발목 하나만 찾은 수많은 유족들이 오늘도 깊은 한숨으로 살고 있어요. 다시는 이런 비극이 일어나선 안됩니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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