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맛연출 영양만점“어, 어 얼음과자 맛이 있다고/한개 두개 먹다가는 배탈이 나요…”
이렇게 시작되는 동요를 흥얼대면서도 하루 종일 빙과류를 입에 달고 다니는 아이들. 배탈이 무서우랴. 무더위 속에선 어른, 아이 할 것없이 혀끝에서 사르르 녹는 얼음과자의 유혹을 뿌리치기 힘들다.
여름은 빙과(氷菓)의 계절이다. 아이들의 배탈이 걱정된다면 이왕이면 얼음과자도 내 손으로 만들어보면 어떨까.
손수 만드는 얼음과자는 시중 완제품과는 달리 기호에 따라 다양하게 맛을 연출할 수 있고, 건강에 해로운 인공색소나 화학첨가물의 걱정도 덜 수 있어 일석이조다.
서울 프라자호텔 베이커리 담당 부주방장 이수열(38)씨가 딸 소영(8·일산 성저초교 2)양에게 여름철에 즐겨 해주는 단골 간식메뉴는 쑥이나 시금치 셔벗. 쑥이나 시금치로 즙을 낸 뒤 설탕시럽과 우유를 섞어 얼린 것인데 달콤하면서도 부드러운 맛이 그만인데다 영양도 만점이다.
시금치 반찬하면 고개부터 흔들던 아이가 셔벗이라면 반색을 하고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 신기하기까지 하다.
이씨는 “특별한 도구나 자동제조기 없이도 아이디어만 있다면 누구나 손쉽게 셔벗이나 아이스크림을 만들 수 있다”며 “과일이나 야채즙, 땅콩가루나 수정과, 먹다 남은 동치미국물까지 어떤 재료든 활용해 나만의 얼음과자를 창조해보라”고 조언한다.
빙과류는 유지방의 함량이 높은 아이스크림과 함량이 낮은 셔벗으로 크게 구분한다.
생크림과 계란 노른자를 첨가해 얼음의 입자가 한결 부드러운 것을 아이스크림, 주재료에 설탕시럽과 우유만을 섞어 얼려 입자가 약간 굵게 결빙된 것을 셔벗으로 보면 무방하다.
집에서 셔벗이나 아이스크림을 얼릴 땐 반 정도 얼면 꺼내서 내용물을 고루 섞어준 뒤 다시 얼리기를 2∼3회 반복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동결과정에서 당분이 아래로 깔리는 것을 방지하고, 얼음입자를 한결 곱게 해 아삭아삭 씹히는 맛을 더해주기 때문이다.
또 모든 재료는 얼릴 수록 맛과 향이 강해지기 때문에 이를 염두에 두고 설탕의 농도를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설탕시럽의 비율은 물이 1이면 설탕을 1/2로 하는 것이 정석.
완성된 빙과류에 피스타치오나 아몬드, 호두, 땅콩 등 견과류를 재료에 따라 요령껏 첨가하면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고, 과일 빙과일 경우 원료로 들어간 과일을 위에 살짝 얹어내면 한결 운치가 있다.
아이스크림의 주원료로 쓰이는 생크림은 완전히 거품을 내지 말고 60∼70%까지만 저어주어야 나중에 아이스크림의 조직이 부드럽고, 혼합한 원료를 냉동시킬 때는 밀폐용기를 쓰거나 랩으로 덮어주어야 잡냄새가 스며들지 않는다.
시중 완제품처럼 모양도 살리고 부드러움도 더하고 싶다면 젤라틴 같은 원료를 써도 무방하다. 아이스크림의 원료를 끈끈하게 응집시키는데 쓰이는 젤라틴이나 펙틴(안정제), 아이스크림에 부드러운 조직감을 부여하는 유화제는 제과전문 매장에 나가면 쉽게 구입할 수 있다.
▥이렇게 해 보세요
■쌀밥 셔벗 쌀밥 150g, 우유 300g, 설탕 175g, 레몬 2개즙, 물 500g/밥은 증기에 찌거나 물의 양을 적게 해 고두밥을 만든다→물과 설탕을 끓여 시럽을 만든 다음 냉장고에서 차게 식힌다→따뜻하게 데운 우유와 쌀밥을 믹서에 넣어 곱게 간 뒤 체에 내린다→여기에 레몬즙을 섞어서 고루 저어준 뒤 모양틀에 담고 냉동실에서 굳힌다.
■쑥 셔벗 물 500g, 설탕 175g, 우유 150g, 쑥 90g, 레몬 1개 주스/냄비에 물과 설탕을 넣고 끓여 시럽을 만든 다음 냉장고에 넣어 차게 식힌다→쑥을 믹서에 갈아 고운 즙을 낸 뒤 우유와 레몬주스, 시럽을 넣고 잘 섞는다→원하는 틀에 부어 냉동실에서 얼린다.(쑥 대신 시금치를 활용해도 좋다)
■산딸기 아이스크림 물 250g, 설탕 150g, 물엿 10g, 산딸기 250g, 계란 노른자 2개, 레몬 2개 주스, 생크림 50g/냄비에 설탕과 물을 넣어 끓여 시럽을 만든다→시럽을 3분 정도 식힌 뒤 물엿을 혼합한다→큰 그릇에 계란 노른자를 풀고 약간 따뜻한 상태의 시럽을 혼합하면서 거품기로 저어준다(노른자가 익지 않도록 주의)→씻어서 꼭지를 뗀 산딸기를 믹서에 갈아 고운 체에 내린 뒤 레몬주스와 섞는다→생크림은 거품기로 한동안 저어 적당히 거품이 일면 냉동고에 넣어 10분간 냉동시킨다→계란 노른자와 혼합한 시럽, 산딸기 주스, 냉동한 생크림을 한데 섞어 원하는 틀에 부은 다음 냉동고에 얼린다→30∼40분 간격으로 나무주걱으로 전체를 휘저어 놓기를 2∼3회 반복한다.
■매실 아이스크림 우유 500g, 설탕 200g, 물엿 10g, 계란 노른자 3개, 매실 농축액 350g, 레몬 2개 주스, 브랜디 10g, 생크림 50g/냄비에 물과 설탕을 끓여 걸쭉하게 시럽을 만든 뒤 3분간 식혀 물엿을 섞는다→계란 노른자를 그릇에 풀고 시럽을 섞으면서 고루 저어준다→매실 농축액과 레몬주스, 브랜디를 한데 섞는다→생크림을 거품기로 저어 거품이 일면 냉동고에 10분간 냉동시킨다→모든 재료를 혼합해 고루 저어준 뒤 원하는 틀에 부어 냉동고에 얼린다.
(도움말=프라자호텔 베이커리담당 이수열주방장)
변형섭기자
hispeed@h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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