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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세계는 외채 해결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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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세계는 외채 해결해야"

입력
2000.06.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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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노벨평화상 수상자 에스키벨“저와 한국은 ‘1980년’ ‘5월’이라는 일반명사로 이어져 있습니다. 그해 저는 오월광장어머니회 활동으로 노벨평화상을 받았고, 그해 5월 한국은 지옥을 경험했으니까요.” 한국인권재단(이사장 신용석·愼鏞碩)의 초청으로 지난 26일 한국을 찾은 80년 노벨평화상 수상자 아돌포 페레스 에스키벨(69·아르헨티나)씨는 한국과의 인연을 이렇게 설명했다.

에스키벨씨는 70년대 아르헨티나의 군부독재의 억압과 인권유린에 맞서 ‘5월광장 어머니회’등 비폭력 저항운동을 조직하고 국제적인 연대를 이끌어낸 공로로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우리에게는 80년 당시 군사정권에 의해 사형선고를 받은 김대중(金大中)대통령 구명활동으로 잘 알려졌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한국의 80년대처럼 직접적인 폭력에 의한 인권탄압이 가능한 시대는 지나갔다”고 말하는 에스키벨씨는 “보다 광범위하고 큰 문제는 신자유주의 물결”이라고 지적했다.

세계가 자본주의 질서에 의해 하나가 되는 세계화로 정의되는 신자유주의는, 경제성장이라는 세계화의 과실이 분명이 있기는 하지만 이보다는 이에 수반되는 각종의 불평등과 모순 그리고 자연환경의 황폐화 등 그 피해는 고스란히 가난한 자의 몫이 된다는 주장이다.

따라서 그의 최근 관심은 외채문제다. “제3세계 국가들은 소득의 몇 배를 외채의 이자를 갚는데 쓰고 있습니다.

열심히 일은 하지만 빚은 계속 늘어나는 이 아이러니를 벗어나지 않고는 건강한 세계화가 불가능합니다.” 그는 외채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제3세계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인식하고 이를 위한 국제연대를 조직할 계획이다.

27일 그는 ‘정신적 동지’였던 김대통령을 만났다. “김대통령이 남북문제에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 모습이었다”고 전하는 에스키벨씨는 “김대통령의 성공이 한국의 성공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국민들이 지지와 따뜻한 비판을 함께 해줘야 할 것”이라고 부탁했다.

“한국의 인권운동가들을 만나 그들의 얘기를 많이 듣고 싶다”는 에스키벨씨는 30일 서울대에서 ‘평화와 인권’에 대해 강연을 한 후 한국을 떠난다.

김기철기자

kim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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