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해군이 푸에르토리코 비에케스섬에서 폭격훈련을 재개한 가운데 27일 이를 저지하려는 시위대와 미군의 충돌이 격화하고 있다.현지 주민과 대학생, 푸에르토리코 독립운동가, 환경운동가 등 다양한 집단으로 구성된 시위대는 이날 오전 훈련장 주변에서 “양키 고 홈”등의 구호를 외치면서 훈련장 진입을 시도하며 미군과 격렬한 몸싸움을 벌였다.
이에 앞서 26일 밤부터 27일 새벽 사이에 푸에르토리코 독립당 당원 등 129명은 철조망을 절단하고 미군 훈련장 안으로 들어가는데 성공했으나 미 해군 경비대가 이들을 체포해 수갑을 채운 뒤 트럭을 이용해 모처로 이송했다.
미군은 26일 밤부터 27일 오전까지 훈련장 주변에서 모두 164명의 시위자들을 체포했다. 미군측은 또 이날 오전 어선 5척에 나눠 탄 푸에르토리코 어부들이 해상에서 해군 소형 순찰선을 포위한 뒤 쇠파이프를 휘둘러 해군 2명이 목과 가슴을 다쳤다면서 이 장면을 촬영한 비디오 테이프를 연방수사국(FBI)에 보냈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시 현장에 있었던 어부들 중 한 명인 야부레이보 제논은 자신들이 해군을공격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하면서 “만약 미군 측이 이를 찍은 비디오 테이프를 갖고 있다면 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미군과 시위대 간의 충돌은 지난 25일부터 폭격훈련이 재개된 이후 벌어진 충돌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것이자 첫 폭력 충돌이다. 미 해군은 지난해 4월 오폭사고로 푸에르토리코 민간 경비원이 사망한 이후 주민들의 항의가 거세지자 훈련을 중단했었다.
한편 미군측은 현지 주민들의 항의시위에도 불구하고 이날 아침 8시 45분께부터 폭격훈련을 재개했다고 밝혔다.
미 해군은 비에케스 섬 면적의 4분의 3에 해당하는 동쪽과 서쪽 땅을 소유하고 있으며 동쪽 지역을 대서양 함대 소속 항모전단의 해외배치에 대비한 실탄포격훈련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비에케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