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마사회 소속으로 트레이너겸 선수인 윤동식(28)과 그의 후배 유성연(24)은 경기가 끝난 뒤 서로 눈길을 마주치지 못했다.유성연이 28일 올림픽 제2체육관에서 벌어진 시드니올림픽 파견 최종평가전을 겸한 프로스펙스컵 제39회 전국남녀체급별유도선수권대회 남자 90㎏급 결승서 윤동식을 발목받치기 한판으로 꺾고 우승, 사실상 올림픽티켓을 따냈다.
경기시작이 선언된 뒤 누구도 선제 공격을 하지 못했다. 섣불리 공격을 하다가 반격을 당할 수도 있기 때문. 5분경기에서 지도, 주의에 이어 경고까지 나란히 받은 둘은 끝내 승부를 가리지 못했고 곧바로 이어진 추가 경기에서 윤동식이 판정승.
하지만 결승에서 패자전 승자(윤동식)가 이길 경우 재경기를 실시한다는 대회 규정에 따라 다시 재경기를 벌였다. 또다시 2번에 걸친 재경기끝에 승부가 가려졌다. 경기 시작 47초. 유성연이 발목받치기 한판으로 윤동식을 매트에 눕힌 것이다. 체력에서 밀린 윤동식은 결국 고배를 마셨다.
4년전 대표선발전서 비운을 겪은 윤동식도, 선배이자 스승의 처지를 누구보다 잘 아는 유성연도 서로 눈길을 마주치지 못했을 정도로 비정한 승부였다.
윤동식은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대표 최종선발전 78㎏급 결승에서 조인철에게 석연치 않은 판정패로 좌절을 맛본 비운의 주인공. 그후 잦은 부상으로 은퇴했다가 ‘오뚝이’처럼 재기해 다시 한번 올림픽티켓에 도전했지만 이번에도 비운을 이기진 못했다.
윤동식은 “올림픽에 나가기 위해 4년을 기다렸는데 너무 아쉽다”면서도 “후배가 올림픽에 나가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반면 유성연은 “(윤)동식이 형에게 미안하게 생각한다. 금메달로 미안함을 갚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남자 81㎏급에서는 조인철(용인대)이 업어치기 한판으로 최선호(상무)를 꺾고 우승, 2회 연속 올림픽에 출전하게 됐고 남자 -100㎏에서는 기대주 장성호(마사회)가 우승했다.
김정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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