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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자율빅뱅' 신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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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자율빅뱅' 신호탄

입력
2000.06.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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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한미銀 IT제휴 의미와 파장지점공동이용등 제휴영역 확대 '準합병'

조흥-광주합병설등 금융권 짝짓기 가속

하나은행과 한미은행이 27일 전격 제휴, 금융권 ‘빅뱅’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두 은행이 이날 합의한 것은 인터넷뱅킹과 자동화기기 공동이용 등 정보기술(IT)분야. 그러나 양측이 곧 구성할 ‘업무제휴 추진위원회’가 상호 지점의 공동이용과 상호 계좌개설 등 다양한 분야로 제휴 영역을 확대해나갈 예정이어서 사실상 합병에 준하는 제휴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평가된다.

김승유 한미은행장과 신동혁 한미은행장도 기자회견에서 “정부 외압이 아니라 유사한 기업문화를 토대로 제휴가 시작됐으며 앞으로 자연스럽게 ‘합병’ 단계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 은행이 합병하면 총자산은 81조원(하나 50조원, 한미 31조원)으로 한빛은행(83조원) 국민은행(82조원)과 함께 ‘빅3’ 반열로 뛰어오르게 된다.

금융계 고위관계자는 “하나-한미은행 제휴는 은행간 합종연횡을 가속시키는 결정적 계기가 될 것”이라며 “98년 이뤄진 1차 금융구조조정이 정부에 의해 강압적으로 이뤄졌다면 다가올 2차 구조조정은 자율성을 강조하게 된다는 것이 차이점”이라고 말했다.

이용근 금융감독위원장은 26일 “공적자금 투입 은행이라도 해당 은행들이 반대할 경우 강제적으로 합병하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발언에 대해 금융계는 정부의 입장이 후퇴했다고 해석하기 보다 “노조 반발을 우려, 금융지주회사 아래 ‘자율’의 모양을 갖춰 합병을 유도하려는 의도”라고 풀이하고 있다.

실제 잠재 부실을 감안해 산정할 경우 지방은행 2곳을 포함, 4-5개 은행이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8%에 미달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해당 은행은 본격적으로 ‘보다 유리한’ 파트너 물색에 나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조흥은행과 광주은행이 금명간 합병을 발표할 것이라는 소문이 줄곧 나도는 것은 이런 맥락에서다.

박정규기자

j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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