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자동차 매각을 위한 국제입찰이 마감돼 어제부터 본격적인 심사작업에 들어갔다. 예상대로 포드가 단독으로, 제너럴모터스(GM)-피아트, 다임러크라이슬러_현대가 각각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에 응했다. 일정대로라면 이중에서 1-2개 업체(또는 컨소시엄)가 이달 말까지 ‘우선협상대상자’로 뽑혀 개별협상과정을 거친 후 오는 9월 인수업체로 최종 선정된다.응찰업체들의 면면이 말해주듯이 이번 대우차 인수전은 범세계적인 각축전 양상을 띠고 있다. 세계 자동차업계 ‘빅 스리’가 직접 경쟁에 뛰어들었다. 인수 성공을 위해 외국 메이저끼리 손을 잡고 국내업체와 자본제휴를 하는 등 합종연횡 규모가 세계적이다. 그만큼 대우차의 향배가 세계시장 판도를 가름하는 중요 변수라는 뜻이다.
이는 역으로, 대우차 매각문제가 우리 자동차산업의 전도에 결정적 기회일 수도있고 심각한 도전일 수도 있는 중대한 분기점이 된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광범위한 전후방 연관산업, 고용효과, 수출 등 국내산업에서 차지하는 자동차산업의 위상을 볼 때, 국가경제의 미래를 좌우한다 해도 결코 지나치지 않다.
대우차 인수업체 선정은 따라서 장기적인 산업전략 차원에서 이뤄져야 한다. 거시적이고 종합적인 판단력을 요하는 것이다. 골치아픈 부실회사를 정리한다거나 공적자금을 조기 회수해야 한다는 금융비용적 타산에 매달리면 의도했던 제 값도 못받게 될 것이다. 눈앞의 이익과 좁은 안목이 심사선정의 포인트로 작용할 경우 되돌릴 수 없는 국가적 손실을 초래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혹시라도 있을지 모를 정치적 입김 등 비경제적 논리가 배제돼야 함은 두말할 나위 없다.
구체적으로는, 대우차의 기술력과 마케팅 혁신에 심사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본다. 대외종속적인 단순 하청공장이 아니라 글로벌 연구개발센터 등 자생력을 갖는 생산거점으로 병행해서 키울 의지를 보인 업체가 선정되어야 마땅하다. 여기에 대우자동차의 고용안정 및 협력업체와의 관계 등 기존의 국내산업과 공생하겠다는 토착화 의지가 확실한 업체면 더욱 좋을 것이다.
대우차 인수업체 선정에는 공정하고 객관적인 심사와 함께 국민적 컨센서스를 모아나가는 일도 중요하다. 외국자본에 대한 국민의 시각은 여전히 싸늘하다. 국내업체가 낀 컨소시엄에 팔릴 경우 독과점 논란도 예상된다. 노동계와 부품업계 등 이해관계에 따라 저마다 주장이 다르다. 자동차 및 연관산업의 발전방향에 대한 정부의 기본원칙과 청사진을 우선 확고히 가다듬는 일이 무엇보다 긴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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