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놈에도 '그누(GNU)정신'이 필요하다". 생물학과 출신으로 컴퓨터를 잘 아는 한 연구자는 이렇게 말했다. GNU란 얼마전 한국을 방문했던 리처트 스톨먼으로부터 비롯된 소프트웨어 공유 운동, 프로그램을 공짜로 다운받아 쓸 수 있을뿐 아니라 스스로 '업데이트'되도록 그 결과물은 공개해야 한다. 이것이 리눅스다. 지금도 매시각 업그레이드된 '리눅스 정신'은 인터넷을 누빈다.게놈연구는 어떤가. 분명 인간게놈 초안이 발표된 26일은 훗날 인류의 삶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킨 첫발로 기록될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암 치매 당뇨 등 난치병을 극복하기까지 과정을 보자. 제약회사는 천문학적 연구비를 쏟아부을 테고, 이를 회수하기 위해 한 발자국이라도 일찍 특허를 차지하려 할 것이다. 물론 환자들은 생명을 위해 막대한 로열티를 아끼지 않을테지만....
26일 공개된 인간게놈정보는 무상이지만 세게어느나라도 이 정보를 갖고 기능을 규명한 유전자에 대한 특허를 금지하지는 않는다. 유전자특허 전쟁은 특허기준이 채 정립되기 전부터 일기 시작해 미국은 이미 100만건이 넘는 유전자특허가 계류중이라고 알려져 있다.
물론 유전자연구의 진전은 한명의 천재에 의해 컴퓨터 앞에서 이뤄지지 않는다. 엄청난 투자비가 들기 때문에 특허권을 보장함으로써 투자를 유도한다는 것이 시장 논리다. 그러나 유전자는 처음부터 인간의 것이 아니었던가? "당신은 이 유전정보를 갖고 어떤 연구를 해도 좋다. 대신 그 결과물은 인류가 공유해야 한다."
너무 헛된 생각일까.
/김희원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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