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후 3시 금강산 호텔에서 열린 남북 적십자 첫 회담은 화기애애한 덕담으로 시작, 1시간20여분만에 끝났다. 회담이 끝난 뒤 북측은“첫 회담인 만큼 양측의 입장을 개진했다”고 말해 이날 회담이 탐색의 자리였음을 알렸다. 회담 시작에 앞서 양측 수석대표가 이구동성으로 6·15 남북 공동선언 이행의 중요성을 강조, 회담 전망을 밝게 했다.그러나 이날 오전 북측은 남측 취재단의 일원인 조선일보 김인구(金仁 木변에九)기자의 입북을 거부, 회담이 예상보다 1시간 늦게 열리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회담이 끝난뒤 남측의 김장균(金將均)대표가 목소리가 우렁찬 북측의 최승철 단장에게 “다음 회담부터는 마이크를 치워도 되겠다”고 농담을 건네자 최단장은 “더 힘차게 하겠습니다”고 말해 폭소가 터졌다.
남측의 박기륜(朴基崙)수석대표는 “기분이 나쁜 사람이 목소리가 클 수는 없다”며 회담분위기가 좋았음을 시사했다. 또 다른 회담관계자는 “이번에 대표와 기자들 모두 큰 선물을 갖고 갈 것 같다”고 말해 회담전망을 낙관했다.
그러나 회담이 하루를 쉰 뒤 재개되는 데 대해 양측이 8·15 이산가족 방문단 교환과 비전향 장기수 송환문제를 어떤 순서로 이행할 지에 대해 의견을 달리했기 때문이라는 견해가 일각에서 나왔다.
○…30여명의 남북대표단 전원이 참석한 북측 주최 환영 만찬은 오후 7시30분부터 2시간 동안 금강산 호텔에서 흥겨운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최승철 단장은 만찬사를 통해 “북남 공동선언의 첫 발자욱을 내민 것이 이번 적십자회담”이라며 “어떻게든 겨레앞에 훌륭한 결실을 맺자”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기륜 수석대표는 “1,000만 이산가족들의 고향 방문을 위해 이번 회담에 쏠린 눈을 생각하면 어깨가 무겁다”며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란다”고 건배를 제의했다.
○…북측은 회담장 겸 남측 대표단 숙소인 금강산 호텔을 지난 3년간 사용하지 않다가 최근 회담장으로 결정, 24일 문을 열고 내부수리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호텔 직원은 “현대가 호텔을 사용하겠다며 임대계약을 추진중이어서 전혀 쓰지 않다가 이번에 문을 열었다”고 말했다. 오랫동안 사용되지 않은 승강기 3대중 한 대만 운행됐고, 남측 대표단 상황실은 관련 장비운영을 위해 남측 지원인력이 낡은 전기시설을 보수해야 했다.
○…이날 오전 북한 장전항에 도착한 남측 대표단은 입북수속을 마친뒤 북측이 제공한 벤츠 승용차와 소형 버스편으로 오전 9시50분께 금강산 호텔에 도착, 북측 대표단의 환영을 받았다.
금강산=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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