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뮤지컬 맞대결화려한 록으로 치장 볼거리 많은 뮤지컬
드라큐라가 하이테크 시대 인물로 변해 남산에 뜨면, 이에 질세라 도시의 젊은 예술가들은 우면산에서 사랑과 절망을 노래한다. 눈부신 볼거리들을 화려한 록으로 치장하는 뮤지컬 두편이 나란히 선보인다.
푸치니의 오페라 ‘라보엠’을 1990년대 크리스마스 이브 뉴욕의 빈민가로 옮겼다. 렌트(Rent)란 집세라는 뜻. 여기서는 집주인(벤) 과 젊은 예술가들 사이에 놓인 갈등을 가리키기도, 나아가 삶이란 결국 잠시 빌리는 게 아니냐는 의미를 함축하기도 한다. 미국의 희곡 작가이자 작곡자 조나단 라슨이 쓰고, 마이클 그리프가 연출했던 화제작이다.
‘라 보엠’에서 파리의 집시들을 위협하던 것이 결핵이라면, ‘렌트’의 가난한 예술가들은 에이즈에 위협받는다. 병에 걸려 죽어가는 댄서에게 이들은 아름다운 노래로, 사랑을 찬미한다. 모두 33곡의 노래가 록 가스펠 레게에서 탱고까지 1990년대 세계를 풍미했던 팝 어법을 관류한다.
1996년 1월 오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 그해 퓰리처상, 토니상 등을 석권했다. 3년이라는 산고 끝에 노래를 완성한 작곡가 라슨이 극중 상황을 실현하기라도 하듯 초연을 하루 앞두고 돌연사, 화제를 더했다.
‘사랑은 비를 타고’ 이후 다시 커플로 나오는 남경주(로저)-최정원(미미)의 호흡에 관심에 모아진다. 윤우영 연출. 주원성 전수경 이희정 등 출연. 7월 5-25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화·토·일 오후 4시 7시 30분, 월·수·목·금 오후 7시 30분. (02)577-1987
극단 갖가지가 국립극장에서 펼치는 ‘뮤지컬 드라큐라’. 1998년 국내 초연했던 연출자 강대진씨가 이번에도 지휘봉을 잡아 한층 성숙한 무대를 펼친다.
15세기 중엽, 아내의 죽음에 절망한 드라큘라 백작이 신을 저주하며 현대에 부활했다. 1990년 런던에서 카지노를 운영하는 드라큐라. 카지노에서 격렬한 충돌 끝에 자신이 죽였던 원귀들과 화해한 드라큐라에게 신의 은총이 내린다.
1995년 체코 프라하에서 초연, 지금까지도 투어 행진을 멈추지 않고 있는 이 뮤지컬은 브로드웨이 뮤지컬의 상투성을 극복한다는 각오이다.
동구 록 특유의 장중함, 아름다운 솔로, 중세 유럽풍의 웅장한 세트 등은 시청각적으로 우리 뮤지컬의 지평을 넓혀줄 것으로 기대된다. 드라큘라에 김성기 신성우, 그의 아내 아드리아나에 서정 김선경 송현정 등 육체적 부하를 고려, 주요 배역은 더블 캐스팅이다.
이번 공연을 앞두고 국립극장은 개관 이래 처음으로 심야공연까지 마련, 납량의 분위기를 한껏 만끽하게 한다. 수요일 오후 11시 시작, 다음날 오전 1시 30분에 끝나는 공연이 그것. 7월 7-30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화·목 오후 7시 30분, 수 오후 7시 30분, 11시, 금·토 오후 4시, 7시 30분, 일 오후 3시, 6시 30분. 인터넷 사이트(www.draculalove.com)도 개설됐다.(02)786-8886
장병욱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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