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발표된 일본 대중문화 3차 개방안은 ‘과감하고도 대폭적인’ 개방조치로 평가된다. 특히 일본 대중가요의 국내 공연을 전면 허용하고, 방송도 스포츠와 다큐멘터리, 보도 프로그램에 한해 개방키로 한 것은 1, 2차 개방 결과를 면밀히 파악한 정부의 자신감으로 풀이된다.업계에서는 당초 3차 개방폭을 일본 대중가수의 공연은 실내에서만 허용하고 극장용 애니메이션 상영과 방송 프로그램 방영은 계속 금지하며 게임물은 부정적 여론때문에 일부만 개방될 것으로 예상했다.
박지원(朴智元) 문화관광부장관은 27일 “일본 대중문화 개방으로 오히려 ‘쉬리’와 같은 우리 대중문화가 일본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는 계기가 됐다”며 “4차 개방 여부는 3차 개방에 따른 파급효과와 한국 대중문화에 대한 일본의 정책적 고려 등을 꼼꼼히 파악한 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미개방 분야는 드라마·오락 등 일부 방송 프로그램, ‘18세미만 불가’ 영화, 일본어 가창 음반, 게임기용 게임물 등이다.
지금까지 2,000석 이하 실내 장소에서만 허용됐던 일본 대중가요의 공연이 전면 허용됨으로써 잠실 종합운동장이나 세종문화회관 대강당,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과 오페라 극장에서의 대규모 공연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박장관은 “그동안 한국 문화의 상징성 때문에 불허했던 국립극장 대극장(1,516석)과 소극장(454석) 등에서의 공연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음반은 일본어 가창 음반을 제외한 모든 음반(연주, 한국어 번안, 영어 등 제3국어)의 수입이 처음으로 허용됐다.
영화도 대폭 개방됐다. 지금까지 4대 국제영화제 수상작과 한일 공동제작 영화(1차), 공인된 국제영화제 수상작과 ‘전체 관람가’ 영화(2차)로 개방폭을 넓혀 왔던 영화는 이번 3차 개방으로 ‘18세미만 관람불가’ 영화를 제외한 모든 영화(‘12세 관람가’ ‘15세 관람가’)로 폭을 더욱 넓혔다. 등급판정은 한국 영상물등급위원회에서 내린다.
극장용 애니메이션의 개방도 주목거리. 국제애니메이션 영화제를 포함한 국제영화제 수상작에 한해 국내 상영이 처음으로 허용됐다.
방송은 스포츠·다큐멘터리·보도 프로그램에 한해 국내 방영이 처음으로 허용됐다. 특히 케이블TV와 위성방송의 경우 공인된 국제영화제 수상작과 ‘전체 관람가’ 중에서 국내 개봉작에 한해 영화까지도 방영키로 결정, ‘TV를 통한 일본영화 방영’의 물꼬를 트게 됐다.
문화관광부 오지철(吳志哲) 문화정책국장은 “방송 프로그램 중 우선 다큐멘터리처럼 상업성이 없는 분야만 개방키로 했다”며 “일본 민방의 드라마나 오락 프로그램은 여전히 국내 방영이 금지된다”고 말했다.
한편 문화관광부는 이번 3차 개방으로 일본 대중문화의 국내 시장 잠식률은 영화 2%, 비디오 4%, 음반 3%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산업의 수익감소분은 영화 41억-50억원, 비디오 136억-155억원, 음반 21억-46억원 등 총 198억-251억원으로 추산된다.
김관명기자 kimkwm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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