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 모중학교에서 있었던 일이다. 서울시교육청이 주최하는 수학경시대회(6월17일)에 참가하기 위해 이 학교에서는 4월초 학교대표 2명을 뽑기위한 교내 선발시험을 치렀다. 경시대회에서 은상 이상 입상하면 과학고 특별전형입학자격이 주어지는 까닭에 학생들의 열기가 예사롭지 않았다.시험결과 A군 등 2명이 학교 대표로 선발됐지만 시험끝나기가 무섭게 학부모들의 항의가 쏟아졌다. “A군등이 시험을 본 반의 감독교사가 다른 반보다 시험시간을 5분 더 연장해줬다”는 요지였다. 분란이 일자 학교측은 20여일 후에 재시험을 봐 1차시험 성적을 합산, 다시 대표를 선발했다.
1, 2차 시험 합산결과도 1차와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2차시험에서 2등을 했던 B군 학부모로부터 다시 “부정시험인 1차 시험 성적과 2차시험 성적을 합산해서는 안된다”는 항의가 제기됐다. 교육청에 잇따라 민원이 제기되는 등 파장이 커지자 학교측은 교육청에 사정을 얘기하고 A, B군을 포함, 대표를 3명으로 늘렸다. 700여명이 응시한 본선에서 A군은 동상, B군은 장려상을 받았다.
B군 학부모는 이번엔 교육청을 상대로 문제를 제기했다. “학교 대표 3명을 허가한 것은 특정학생을 봐주기 위한 학교와 교육청의 담합”이라며 재시험을 주장하면서 소송도 불사한다는 입장이다.
A,B군 모두 내신성적은 썩 좋지 않다. 다만 경시대회를 목표로 초등학교때부터 전문학원에서 줄기차게 수학만 파고든 학생들이다. 서울시교육청의 관계자는 “영재를 선발하자는 취지보다 과학고 등 상급학교 진학의 수단이 되어버린 경시대회 이상 과열 현상의 한 단면”이라며 씁쓸해했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