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보 첫사랑 그린 '정청' 첫 공개아마도 이번 전시가 살아 생전 열리는 그의 마지막 회고전이 되지 않을까. 운보 김기창 화백의 미수(米壽)기념 특별전이 내달 5일부터 8월 15일까지 갤러리 현대와 조선일보 미술관에서 열린다.
올 2월 18일로 88세를 맞은 운보는 한국 미술계에 한 획을 그었던 한국화단의 거목. 농아라는 장애를 극복하고, 인물 산수 등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동양화에서부터 조선시대 민화의 정취와 익살을 해학적으로 표현한 바보산수, 한국 산하의 정기를 힘차고 대담하게 그린 청록산수, 자신의 예술의지를 자유롭게 펼친 추상작품에 이르기까지 정열적으로 예술혼을 불태워왔다.
전작 도록에 수록됐던 4,000여점의 작품 중에서 장르별 대표작 80여점을 추려 이번에 전시하게 된다. 정청(靜聽·1939)과 군마도(1969, 1986) 등은 이번에 처음 선보이는 작품이다.
1996년에 쓰러진 후 투병 중인 운보는 현재 말을 하지 못하고, 정상적으로 식사를 못할 정도로 건강이 악화된 상태.
갤러리 현대의 박명자 사장은 “대표작 80점을 고르는 것만도 힘든 작업이었다”며 “그의 작품을 돌이켜보면서, 이토록 모든 장르를 넘나들며 최고의 경지를 선보인 작가가 한국 화단에 또 있을까 하는 생각이 새삼 들었다”고 말했다. (02) 734-6111
송용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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