全大앞두고 집권후반기 향한 '파워게임'서대표 '저항'에 청와대 부인 '일단 잠복'
민주당이 25일 저녁 불거져 나온 서영훈 대표 교체 및 적십자사 총재 내정설로 상당히 복잡한 파장에 휩싸이고 있다. 26일 오후 청와대쪽에서 이를 부인하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진위와 출처가 모두 불투명해져 버렸다.
이를 두고 당 일각에서는 서대표의 조기 교체를 추진한 세력이 동교동계중에서도 당 핵심에 있는 특정 인사들이라는 관측이 꽤 설득력있게 제기되고 있다.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집권 후반기 권력구도를 둘러싼 일종의 파워게임이 진행중이라는 해석이 뒤따를 수밖에 없게 됐다.
정작 지목된 동교동계 특정 인사들은 강력 부인하고 있으나 서대표의 조기교체 추진이 전당대회 이후의 당 주도권 장악과 관련이 있다는 점만은 분명해 보인다.
서대표 교체가 벽에 부딪친 것은 물론, 최근 부쩍 당 챙기기에 열성을 보이고 있는 서대표 본인이 강하게 유임 의사를 밝히고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유력하다.
서대표는 이날 “김대중 대통령으로부터 어떤 통보도 받지 못했다”며 “김대통령은 21일 주례보고때도 대표가 리더십을 갖고 당을 잘 이끌라고 하셨다”며 불쾌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서대표는 또 이날 오전 자신의 교체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동교동계 모 핵심 인사를 만나 불편한 심기를 직접 전달했다고 한다. 청와대가 이날 오전까지만해도 서대표 교체에 대해 여지를 두는 애매한 언급을 하다가 오후들어 ‘부인’하고 나선 것도 서대표의 ‘저항’이 주효했다는 얘기가 된다.
이렇게 되자 관심은 김대통령의 의중에 쏠리고 있다. 서대표 교체를 추진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 동교동계 핵심들은 평소 행태와 속성에 비춰 최소한 김대통령의 언질이 없이는 움직이지 않았으리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와 관련, 정가에선 “지난주 초반 서대표와 동교동계 모 당직자와의 갈등이 표출됐고 21일 청와대 주례보고에 이어 22일 권노갑 상임고문이 김대통령을 독대한 일련의 상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서대표의 교체는 이런 흐름속에서 거론돼 추진됐을 것이고 바로 이같은 배경때문에 교체설은 완전히 ‘진화’된 게 아니고 일단 ‘잠복’한 것이란 시각이 유력하다. 적십자사 총재의 임기 만료가 내달 말이라는 점도 고려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고태성기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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